[미디어펜=이희연 기자]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을 두고 한 달 넘는 공방을 벌이던 여야가 4일, 극적 타결을 이뤘다. 국민의힘이 국회의장단 공동 선출을 조건으로 상임위원장 선출안을 제시했고,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이를 수용하면서다. 이로써 36일 째 직무유기 상태에 놓여 있던 국회는 가까스로 문을 열게 됐다.
그러나 최대 쟁점이었던 법제사법위원회위원장(법사위원장)을 포함한 상임위원회(상임위) 배분 문제,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등과 관련해서는 여야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는 상태다.
여야는 주말인 지난 3일, 늦은 밤까지 양당 원내대표 및 수석부대표가 참여하는 '2+2 회동'을 벌였으나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합의에 이르는 데 실패했다. 이에 민주당은 이날 2시 본회의서 의장단 단독 선출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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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7월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사진 |
그러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상임위원장 선출을 여야 합의 하에 처리하는 것을 약속하면 의장뿐 아니라 부의장을 포함한 의장단 선출에 협조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협상의 물꼬가 터졌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우리가 통 큰 양보와 결단을 내린 건 결국 국회 운영 정상화를 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길이며, 책임 있는 여당이 노력해야 할 부분은 다 해야 한다는 책임감의 발로"라며 "또한 민생 문제가 굉장히 어려워, 해결을 위해서는 여야가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는 두 가지 이유로 통 큰 양보를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가 의장단 구성에 협조한 만큼 민주당은 빠른 시일 내에 상임위원장 선출을 마무리하고 국회를 정상화할 책임이 있다"라며 "국회는 여당을 위해서, 야당을 위해서도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오직 국민과 나라를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라는 것을 여야의원 모두가 명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열린 의원총회에서 "오늘 국회의장 선출에 협조하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제안을 수용하겠다"라며 "민주당은 오후 2시 본회의장에 들어가 의장 선출 과정에 바로 착수하지 않고 국민의힘 입장을 기다리겠다"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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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7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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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약속 대 약속을 이행할 의무가 여전히 남아있다"라며 "법제사법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정상화를 통한 국회개혁과 사개특위 운영 등 쟁점에 대해서는 상임위원장 선출과 원구성 협상 과정에서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상임위원장 선출 문제와 국회의 구조적인 개혁 문제, 사개특위 등 현안이 남아 있다"라며 "여야가 조속히 협의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는 이날 의장단 선출과는 별개로 법사위원장을 포함한 원구성 문제와 사개특위 구성 등의 현안에 대한 협상은 더 진행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반면 권 원내대표는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사법개혁특위에 대한 여야 추가 논의는 없다"라며 "제가 이 부분에 대해선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에게 의장단 선출 협조를 위한 대화 과정에서 분명하게 짚었다"라고 못박았다. 사개특위와 관련해 더 이상의 추가 협상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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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7월 4일 본회의를 앞두고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일방적인 사개특위 구성 결의안으로 사개특위가 구성돼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위원장을 선임하고 위원들을 다 임명할 수 있다"라며 "우리 조건(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사개특위 구성 또는 여야 위원 5 대 5 및 국민의힘 몫 위원장)을 수용하려면 수용하고 우리 조건을 수용하지 못하면 더이상 사개특위 구성이나 운영에 대해 논의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은 민주당 몫이다, 뭐는 어떻다저떻다' 여러 가지 조건을 붙여 상임위원장 선출을 미룬다면 비판의 화살이 민주당에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여야 합의로 이날 열린 국회 본회의(임시회의)에서는 5선의 김진표 민주당 의원이 21대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됐다. 국회부의장에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5선)과 김영주 민주당 의원(4선)이 선출됐다. 김 의원은 전임자인 김상희 전 부의장에 이어 헌정사상 두 번째 여성 국회부의장이 됐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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