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가짜 백수오’ 의혹에 코스닥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내츄럴엔도텍의 급락에 그간 급등세를 펼치던 제약·바이오·화장품주에 대한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코스닥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것.
24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이번에 문제가 불거진 내츄럴엔도텍의 주가는 올해 들어 지난 21일까지 90% 올랐다. 주가수익비율(PER)은 47.58배에 달했다. 토종 약초인 백수오가 면역력 강화와 항산화, 갱년기 장애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백수오 제품 원료 공급업체인 내츄럴엔도텍의 주가가 급등한 것.
다른 제약주에 비하면 이 정도 주식 수익률은 약과다. 경남제약은 비타민제 '레모나'가 중국인 사이에서 인기를 끈다는 소식에 올해 들어 '내츄럴엔도텍 쇼크' 전인 지난 21일까지 주가가 무려 434.15% 올랐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제약주 가운데 연초보다 주가가 2배 이상 뛴 종목은 경남제약을 포함해 대화제약(174.47%), 휴메딕스(152.49%), 코미팜(149.43%), 대한뉴팜(124.07%), 네오팜, 셀트리온(120.59%), 에스텍파마(119.88%), 셀트리온제약(113.11%) 등 9개에 달했다. 전체(와이즈에프엔 분류 기준 45개)의 20%에 달하는 셈이다.
이들 9개를 포함해 코스닥 제약주의 절반이 넘는 23개는 올해 들어 주가가 50% 이상 뛰었다. 반면 올해 들어 주가가 떨어진 제약주는 제일바이오와 메지온 등 2개에 불과했다.
올해 들어 지난 21일까지 제약주의 평균 주가 등락률은 65.12%였다. 하지만 이처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제약주의 주가는 내츄럴엔도텍의 여파로 줄줄이 하락세로 면치 못했다.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오른 만큼 불안 심리가 내재된 탓에 투자자들이 일시적인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3일 경남제약이 전날보다 1160원(12.41%) 떨어진 8190원에 장을 마친 것을 비롯해 대화제약(-10.03%), 휴메딕스(-8.07%), 코미팜(-8.41%), 대한뉴팜(-0.69%), 네오팜(-5.98%), 셀트리온(-4.83%), 에스텍파마(-6.64%), 셀트리온제약(-4.21%) 등의 주가가 전부 떨어졌다.
바이오(생명과학)주와 화장품주도 제약주와 비슷한 흐름이다. 바이오 신약 개발업체인 인트론바이오는 올해 들어 주가가 157.25% 올랐고,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을 올린 메디포스트의 주가 역시 134.97% 뛰었다.
작년 말 코넥스 시장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넘어온 '새내기주' 랩지노믹스의 주가 역시 2배 이상(114.29%) 올랐다.
이밖에 서린바이오(97.10%), 오스코텍(88.72%), 바이로메드(87.86%), 녹십자셀(87.64%), 아미코젠(81.25%) 등의 바이오주가 줄줄이 2배 가까이 올랐다.
연초보다 주가가 50% 이상 급증한 바이오주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바이오 관련주 26개(와이즈에프엔 분류 기준)의 과반인 14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코리아나(206.0%)와 에이씨티(154.3%) 등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화장품주도 중국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급등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한국화장품제조(562.08%), 한국화장품(241.46%), 아모레퍼시픽(74.95%), 한국콜마(71.17%) 등의 주가가 껑충 뛴 상태다.
바이오시밀러(동등생물의약품) 활성화에 대한 희소식과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이 이들 종목의 주가 상승을 부채질한 것이다.
하지만 제약주만큼이나 급등한 주가에 대한 불안감과 더불어 서둘러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물이 쏟아지며 이들 업종 역시나 잇따라 약세를 보였다.
인트론바이오(4.86%)와 서린바이오(1.80%) 등 체면을 지킨 일부 바이오주를 제외하고 메디포스트(-6.19%), 랩지노믹스(-7.44%), 녹십자셀(-4.97%), 아미코젠(-2.82%) 등 바이오주 상당수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리아나(-1.59%), 에이씨티(-9.45%), 제닉(-6.63%), 콜마비앤에이치(-2.33%), 바이오랜드(-3.84%) 등 화장품주도 뒷걸음질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가격·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이 큰 업종이나 종목에 대한 불안 심리, 차익 실현 심리가 커졌다"며 "중소형주 실적 시즌이 다가오면서 실적보다 기대감에 상승폭이 컸던 종목에 대한 경계 심리가 강화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