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반시장적인 규제정책인 전력거래가격(SMP) 상한제 도입을 즉각 중단하라!"
SMP 상한제 공동대책위원회(가칭)는 5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에너지정책이 잘못되면 해당 공무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가 '전력거래가격 상한에 관한 고시'를 예고한 까닭으로, 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재생에너지·집단에너지 등 한국전력공사가 구매하는 전력가격이 킬로와트시(kWh)당 133원 수준으로 제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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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전력거래가격(SMP) 상한제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사진=미디어펜 |
최근 3개월 평균 대비 43원 가량 낮은 수치가 언급되는 것은 한전 재무구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 1분기 7조8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한 것을 포함해 올해 30조원의 영업손실을 입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홍기웅 전국태양광발전협회 회장은 "SMP와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 인증서(REC) 가격이 하락하지 않는다고 해도 99킬로와트(kW)급 발전소 투자금 회수에 15년 이상 소요될 전망"이라며 "일반 국민이 태양광 산업에 참여할 이유가 사라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시장참여자들의 이윤을 한전 등 특정사업자에게 돌리는 것은 사회주의 같은 발상"이라며 "정부를 믿고 뛰어든 영세사업자들에게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보급에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참가자도 "태양광발전사업에 왜 뛰어들었는지 후회가 든다"면서 "차라리 정부가 원가로 전량 매수하는게 낫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연료전지 발전업계도 SMP 상한제가 적자를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료비 지 지출이 매출원가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료비 상승에 의한 손실을 SMP로 보전하는 수익구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특히 연료전지 발전소를 운영할 유인이 없어지면 시장이 위축되고, 탄소중립과 수소경제 활성화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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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전력거래가격(SMP) 상한제를 반대 기자회견에서 정우식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정우식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글로벌 화석연료값 급등이 한전 적자의 주된 이유인데 애꿎은 재생에너지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처사"라며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등 탄소중립 달성도 저해하는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이어 "규제개혁을 외쳤던 윤석열 정부가 오히려 규제를 만들고 있다"면서 "물가 상승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전기요금까지 오르면 정부에 대한 지지가 하락할 수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정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도 자체를 중단할 수 없다면 재생에너지·집단에너지 발전사업자를 상한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라는 의견도 나왔다. SMP 산정과 무관한 에너지원까지 대상에 포함됐으며, 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이 8% 정도인만큼 이를 제외해도 기존 고시안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한전 적자는 원가주의 기반의 전기요금체계를 시행하지 않은 탓"이라며 "대책위는 재생에너지와 집단에너지 보급 및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자유시장경쟁을 교란하는 정책이 해결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노려할 것"이라고 소리를 높였다.
또한 "제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없었고, 상한선과 상한 발동기준의 근거도 부재하다"면서 "원가주의에 기반하지 않은 전기요금은 재생에너지 산업의 성장을 막고, 에너지 과소비도 부추길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대책위는 △한국재생에너지산업발전협의회 △한국풍력산업협회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 △한국ESS협회 △전국시민발전협동조합연합회 등 16개 단체로 구성됐으며, 기자회견을 마친 뒤 대통령실에 관련 서한을 전달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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