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마지막 공직이었던 금융위원장 자리에서 부채와의 전쟁을 치열하게 치렀다는 느낌”이라며 약 10개월의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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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8대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5일 정부서울청사 별관 대강당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사진=금융위원회 |
고 위원장은 5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금융위원장으로 일하는 동안 위험관리를 금융정책의 최우선순위로 놓고 매진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됐던 지난해 8월초 가계부채는 1800조원을 넘어 폭증하고 부동산가격 상승세도 꺾일 줄 모르는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적 파장을 가늠하기 어려운 급박한 상황이었다”며 “2021년 여름 당시의 상황에서 금융위원장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가계부채 급증 차단 등을 통한 ‘금융안정 도모’임을 위원장으로 지명받았을 때부터 명확히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8월말 취임 당시 많이 고민했었다. 부채관리가 일반 국민들로부터 칭찬받기 어려운 인기 없는 정책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당장의 불편함이 가중되더라도 앞으로 벌어질 수 있는 더 큰 위기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저의 소임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고 위원장은 또 “현시점에서 되돌아보면 나름의 성과가 있었다. 취임 시 9.5%였던 가계부채 증가율이 최근 3%대로 하락했다. 국내외 물가상승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가운데 미 연준은 최근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인상을 추진 중”이라며 “이에 따라 우리 경제에 미칠 충격 등 불확실성이 함께 높아지고 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래도 우리는 민간부채 급증에 한발 빠르게 대응을 시작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추가적으로 버블이 쌓이는 것을 막고 거품 붕괴의 부작용을 줄이는 데 금융위가 일정 부분 선제적으로 기여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채관리 이외에 가상자산 제도화,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 등에 대해서도 소회를 밝혔다.
고 위원장은 “지난해 추석연휴 직후로 예정돼 있었던 가상자산 거래소 등록이 시장혼란 없이 마무리돼 가상자산 제도화가 무난하게 첫발을 내딛게 됐다”고 말했다. 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던 자영업자·소상공인에 대한 대출만기 연장 문제도 금융권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대응해 왔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빅테크·핀테크에 대한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의 정립, 최근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한 은행·증권·보험·여전 등 금융산업별 새로운 발전방향 모색, 사업재편·혁신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자금지원도 재임 기간 중 꾸준하게 진행됐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현재 경제 및 금융시장 상황이 많이 어려워졌지만 새로 오시게 될 위원장님과 함께 여러분들이 소명을 흔들림 없이 다해 줄 것으로 굳게 믿는다”고 전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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