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코로나19로 언택트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보험도 온라인을 통해 가입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손해보험사는 사이버마케팅(CM)채널에서 영향력을 키워가는 반면 생명보험사의 경우 뒷걸음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M채널은 온라인이나 모바일 등을 통해 고객이 직접 보험에 가입하는 방식으로 판매수수료나 인건비 같은 사업비가 절감돼 보험료가 다른 채널에 비해 저렴하다.

6일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손보사 10곳의 CM채널 초회보험료는 1조5532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708억원)보다 13.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초회보험료란 보험계약자들이 가입 후 처음 납입하는 보험료로 보험사의 신계약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삼성화재가 7747억원으로 10개 손보사 실적의 49.9%로 절반 가까이 차지하며 독주체제를 굳혔다. 삼성화재는 경쟁사보다 먼저 온라인자동차보험을 운영하면서 CM채널에서 점유율 1위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는 18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0.1% 급증했다. DB손보와 KB손보는 2654억원, 22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3.2%, 21.2% 늘었다. 현대해상도 2602억원으로 1년 전보다 19.8% 증가했다.

손보사의 CM채널 실적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6년 1조259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긴 뒤 2017년 1조9517억원, 2018년 2조6567억원, 2019년 3조1061억원, 2020년 4조9728억원, 2021년 5조7620억원으로 해마다 성장세를 이어왔다.

반면 생보사의 지난 1~4월 CM채널 초회보험료는 89억4600만원으로 전년 동기(211억1300만원)보다 57.6% 감소했다.

CM채널 비중이 높은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과 KB생명의 실적이 저조한 영향이다. 생보사 CM채널은 KB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 삼성생명, 한화생명이 점유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KB생명의 지난 1~4월 CM채널 초회보험료는 55억500만원으로 전년 동기(122억8800만원)보다 55.2% 감소했다. 교보라이프플래닛 또한 54억8700만원으로 5억6100만원으로 급감했다.

손보사의 대표 상품인 자동차보험의 경우 의무보험으로 표준화돼 있어 일반보험에 비해 온라인으로 상품을 비교하고 선택하기 쉬워 주로 CM채널을 통해 가입이 이뤄진다.

생보사에서도 온라인 서비스와 상품을 확대하며 비대면 영업 채널 확대에 나섰으나 생보사에서 주로 판매하는 종신보험이나 건강보험, 저축보험의 경우 각종 특약 등으로 상품구조가 복잡해 설계사를 만나 직접 가입하는 사례가 많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고 있지만 보험상품 특성상 가입 시 설계사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 있다”며 “다만 언택트 문화가 확산하는데다 캐롯손보에 이어 카카오손보, 신한손보 등 디지털보험사들이 계속해서 출범하는 만큼 CM채널의 성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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