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평가 한달만에 12.8% 급등 등 5주 연속 하락세…24년 만에 최고 찍은 물가, 악재 산적
후보 낙마에도 기자 질문에 불쾌감…도어스테핑·인사 논란·여 내홍 영향, 나토 순방 효과 없어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이며 부정 평가가 커지고 있다.

3주 연속 부정평가가 커지면서 한달(29일)만에 12.8% 포인트 급등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고, 5월 4주차 조사 후 5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는 여론조사**도 확인됐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한지 두달만에 중도 표심을 잃으며 갈피를 못 잡는 형국에 처했다. 지난 3월 대통령선거에서 윤 대통령에게 표를 던졌던 실제 지지층을 제외하고 등을 돌린 셈이다.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진짜 이유로는 여러가지가 꼽힌다.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경제 악재다. 지난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6.0%까지 치솟았다.

5%대 돌파 한달 만에 6%대에 진입한 것이다. 석유 등 공업제품 3.24% 포인트, 외식 등 개인 서비스 1.78% 포인트 등 물가만 따져보면 1998년 외환위기 당시 6.8%~9.5% 올랐던 만큼 심각하다.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인 생활물가 상승률도 1998년 11월(10.4%) 후 가장 높은 7.4%로 나타났다.

물론 이러한 상황은 전쟁과 곡물 수급 문제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한 것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현재 어떤 조치를 취하더라도 물가 상승을 막을 수 없어 국민들로서는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리는 제물로 삼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정부가 유류세를 37% 인하하고 나섰지만 언발에 오줌 누는 격이다.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수출 가격 상한제를 추진하고 있어, 이것이 국제 유가를 높여 휘발유 가격을 추가로 상승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요금도 고물가를 부추기는 복병이다. 당장 매달 가구당 몇만원씩 오르는 것은 전혀 아니지만, 필수재인 전기료가 비싸지면 이것이 외식이나 공산품 등 다른 가격에 반영되어 '도미노 인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물가 여건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이 이를 타개할 묘안을 낼지 주목된다.

   
▲ 7월 4일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지지율 하락의 또다른 이유로는 이준석 당대표 등 여당 내홍과 인사 논란이 꼽힌다.

이준석 대표가 징계 받을 것이 유력한 가운데 국정 운영 동력인 대통령 지지율과 당 지지도가 함께 떨어질 가능성이 점차 커진다.

특히 윤 대통령은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잇달아 낙마하고 송옥렬 공정개래위원장 후보자의 성희롱 사실이 드러나면서 '검증 실패'라는 비판이 나오자, 지난 5일 출근길에 "전 정권에서 지명된 장관 중 훌륭한 사람을 봤느냐"고 거칠게 반응했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으로 정권 교체에 성공한 윤 대통령이지만, 인선 때마다 불거지는 논란에 전 정권과의 비교 우위를 내세운 즉석 답변이 어설프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로 인해 윤 대통령이 향후 도어스테핑(출근길 즉석 답변)을 자제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도 일각에서 일고 있다.

또한 기자들 앞에선 지지율 신경쓰지 않는다고 하지만 참모진 회의에서는 정책 홍보를 열심히 하라고 채근하는 결다른 모습에서도 윤 대통령의 '모순'이 드러난다는 비판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론조사전문기관의 분석팀장은 6일 본보의 취재에 "윤석열 대통령은 인선에서 매번 능력주의를 내세우지만 이러한 엘리트주의는 성과를 아직 내지 못한 현 시점에서 비판 받을 수 밖에 없는 양날의 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선 때 나온 임시방편으로는 부족하다"며 "현 지지율 추세를 보면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을 찍은 표심을 제외하고 모두 등을 돌린 것으로 읽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집권하는 순간부터 윤 대통령은 권력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고 불편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국민이 원하는 것은 온갖 경제 악재를 시기적절하게 해결하는 해결사의 모습이다. 나토 순방회의에서 눈에 띄는 소득을 얻지 못한 것도 마찬가지 악재"라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국민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김건희 여사가 윤 대통령 집권 초기부터 나토 순방에 동행하는 등 보폭을 넓히는 것도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무관하지 않다"며 "현재 국민 여론은 김 여사에 대해 반반이다, 김 여사가 대통령보다 더 돋보여선 안된다는 보수적인 시각도 무시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실제로 대통령실은 이번 나토 순방에서 윤 대통령이 기대 이상의 경제안보 성과를 거두었다는 자평을 내렸지만, 지지율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민간인인 대통령인사비서관 부인이 기타수행원 신분으로 이번 나토 순방에 동행한 사실도 지난 이틀간 잡음을 일으키기도 했다.

무보수로 전체 일정에 도움을 주었다지만, 나토 순방 성과를 덮을만한 악의적 파장을 일으킬 여지를 자초했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의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매주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겠다고 나섰지만, 물가가 언제 꺾일지 누구도 알 수 없는 실정이다.

경제 전반에 대한 충격이 가시화되어가는 가운데, 윤 대통령이 인사나 당무에 있어서 특단의 결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의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 뉴스핌이 의뢰해 (주)알앤써치가 조사했다. 7월 2일부터 7월 4일까지 3일간 조사를 실시했고,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28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방법은 무선ARS 100%(무선전화번호 RDD 무작위 생성 추출)였다. 전체 응답률은 3.5%였다. 2022년 4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했고 적용방법은 셀가중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 여론조사결과현황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주)리얼미터가 의뢰해 (주)리얼미터가 조사했다. 6월 27일부터 7월 1일까지 5일간 조사를 실시했고,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2514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조사방법은 유선ARS 3%(유선전화번호 RDD 무작위 생성 추출) 및 무선ARS 97%(무선전화번호 RDD 무작위 생성 추출)였다. 유선 응답률은 1.6%, 무선 응답률은 3.6%였다. 전체 응답률은 3.5%였다. 2022년 4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했고 적용방법은 림가중이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 여론조사결과현황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