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구주 1주당 신주 여러 주를 배정하는 식으로 무상증자 공시를 발표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주가도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바닥을 알 수 없는 침체기를 이어가면서 생겨난 트렌드로 인식되지만, 전문가들은 무증에 의한 착시효과가 분명히 존재하는 만큼 실제 투자에는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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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구주 1주당 신주 여러 주를 배정하는 식으로 무상증자 공시를 발표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주가도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사진=김상문 기자 |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무상증자 테마’가 증시 새로운 흐름으로 관측되고 있다. 말 그대로 무증을 발표하는 기업들의 주가가 폭등하는 흐름을 지칭한다. 무상증자는 기업의 이익잉여금 등을 자본으로 옮겨 신주를 발행해 늘어난 신주를 주주들에게 배정하는 것을 뜻한다.
한국거래소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37개의 코스닥 상장사가 무상증자를 발표했다. 그리고 이 가운데 27개사가 발표 이후 주가가 상승했다. 장 마감 후 공시였던 경우에는 다음 거래일 급등이나 상한가로 가는 사례가 많았고, 주당 8주 배정을 발표하며 사실상 이번 유행을 시작한 노터스의 경우 무려 6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한 가지 독특한 점이 있다면 최근 들어 회사들이 구주 1주당 5주 안팎의 신주를 배정하는 방식으로 무증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엔 빅사이즈 여성 의류업체 공구우먼이 구주 1주당 신주 5주를 발행하는 내용의 무상증자를 시행해 주가가 크게 올랐다. 연초 공모 과정에서 흥행에 실패했던 회사가 무증 발표 이후 한순간에 ‘핫’한 종목으로 급부상했다.
지난 3월 2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공구우먼은 상장 첫날 종가(2만 원) 대비 주가가 무려 900% 넘게 오르기도 했다. 무상증자 권리락에 따른 착시효과가 났던 것이나, 현재는 다시 3만6000원 선으로 주가가 내려왔다.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해서도 리스크가 존재한다. 공구우먼이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는 것은 맞지만, 상장 주관사 미래에셋증권이 보유한 3만3600주가 무상증자 이후 20만1600주가 된 상황에서 대량 매물이 쏟아지는 '오버행'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효과가 지속적이지 않더라도 무증 발표 직후 주가가 급등하는 점 때문인지 무증 종목들은 계속 나오고 있다. 최근에 무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실리콘투와 모아데이타 역시 공시 이후 주가가 급등하며 투자경고 종목에 지정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무상증자가 발표되면 주식 수가 늘면서 거래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과 권리락에 따른 착시효과가 존재하는 것 같다”면서도 “권리락은 사실상 ‘착시’에 불과하기 때문에 투자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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