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위험 측정 어렵고 손해율 변동 불확실
보험연계증권 활용해 인수능력 확대하는 방안도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적으로 사이버 공격이 증가하고 있으며 위험 대비 수단으로서 사이버보험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사이버 공격 증가세가 관찰되고 있으나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사이버보험은 활성화돼 있지 않아 보장공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 국내 손해보험사 사이버보험 상품 예시./표=보험연구원


10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사이버 공격 증가와 국내외 사이버보험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지속으로 국내 기업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가상자산 등 추적이 어렵고 익명성을 가진 인터넷 환경이 확산되면서 사이버 공격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신고된 랜섬웨어 피해 건수는 2019년 39건에서 2020년 127건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이에 최근 우리나라 손해보험회사들은 랜섬웨어로 인한 데이터 훼손‧손해‧도난 등 새로운 사이버 위험을 포함해 사이버 위험을 종합적으로 담보하는 사이버보험을 출시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손보사 대부분이 출시·판매하고 있는 사이버보험은 사이버상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위험에 대한 복합적인 담보보다 정보유출 등에 따른 배상책임 관련 담보 구성에 집중된 경향이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사이버보험이 활성화돼 있지 않은 원인은 사이버 위험의 측정이 어렵고 손해율 변동이 불확실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미국 등 주요국에서도 최근 사이버 공격 증가에 따른 사이버 위험 불확실성 확대 및 손해율 악화로 보험회사들이 보험료를 인상하거나 보장범위를 축소하면서 보장공백이 발생하고 있으며, 재보험사 또한 사이버 위험 인수역량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에 해외 주요국에서는 보험연계증권을 활용해 자본시장을 통해 사이버 위험 인수능력을 확대하는 방안 등 사이버보험 시장 활성화를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재보험회사는 보험연계증권 시장을 통해 투자자들로부터 추가적인 자본을 확보하게 되고, 투자자들은 정기적으로 일정 수익을 받는 대신 사이버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사의 손실을 보전해줄 의무를 지게 된다.

보험사는 자본시장의 거대자본을 리스크 인수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게 돼 담보력 및 인수역량을 효과적으로 확충할 수 있게 되고, 투자자는 금융 및 경기상황과 밀접한 관계가 없는 분야로부터 별개의 수익과 포트폴리오 다각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보험연구원 김세중 연구위원과 김윤진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ICT 보급률·경쟁력이 높은 만큼 사이버 공격 증가에 따른 위험 및 피해가 다른 국가에 비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국내 보험산업은 사이버보험 시장 활성화 및 보장공백 해소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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