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매출 27조원·세전 이익률 10% 초과 글로벌 기업, 시장 소재국에 세금 내야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글로벌 기업이 자국 뿐 아니라 실제 매출을 올리는 국가에도 세금을 내도록 하는, 디지털세 '필라1'(매출 발생국 과세권 배분) 도입 시기가 2024년으로 1년 연기된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디지털세 도입을 추진하는 주요 20개국(G20)/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포괄적 이행체계(IF)는 이런 내용의 필라1 진행 상황 보고서를 공개했다.

우선 필라1 시행 시기를 애초 합의한 2023년에서 2024년으로 1년 미루기로 했다.

회원국들은 올해 상반기에 필라1 모델 규정(입법 지침)을 마련하고 관련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일부 쟁점에 대한 이견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도입 일정을 늦추게 됐다.

일단 모델 규정 초안을 마련한 뒤 추가 의견 수렴을 거쳐, 오는 10월 말까지 최종안을 도출하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에 합의 이행을 위한 다자협약을 체결하고, 2024년부터는 필라1을 시행한다는 것.

   
▲ 기획재정부 청사/사진=기재부 제공


필라1은 글로벌 대기업들이 수익을 창출하는 해외 시장 소재국에 내는 제도다.

연간 기준 연결 매출액이 200억 유로(27조원), 이익률이 10% 이상인 대기업은 글로벌 이익 중 통상이익률(10%)을 넘는 초과 이익의 25%에 대한 세금을, 시장 소재국에 납부해야 한다.

매출액이 200억 유로를 넘지만 이익률이 10% 미만인 다국적 기업도 과세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모델 규정 초안을 보면, 회원국들은 해당 기업의 일부 공시 부문이 매출액·이익률 기준을 충족할 경우, 이 부문을 따로 필라1 적용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해당 연도 뿐 아니라 직전 4개년 중 2개년 이상·최근 5개년 평균 세전 이익률이 10%를 초과해야 한다는 요건을 추가로 적용하며, 매출이 늘면서 새롭게 과세 대상에 포함되는 기업에 대해서도 과세 협력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지 않도록 이익률 요건을 반영한다.

채굴업과 규제 대상 금융업은 필라1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며, 원유를 가공한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 등 채굴 가공품의 매출액도 과세에서 빠진다.

기업들이 세금을 내는 최종 시장 소재지국은 제품 유형별 매출 귀속 기준에 따라 다르다.

완제품은 최종 소비자에 대한 배송지를 시장 소재지국으로, 부품의 경우 이 부품이 포함된 완제품의 최종 배송지를 시장 소재지국으로 각각 간주한다.

다만 규정된 지표를 적용하기가 어려운 경우는 과세 대상 그룹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대안적 신뢰 가능한 지표'를 적용해주기로 했으며, 이것도 어려울 때는 예외적으로 간접 지표인 국내총생산(GDP)·최종 소비지출 등 배분 기준을 적용해 매출 귀속 기준을 판단한다.

필라1 시행 이후 첫 3년 간은 간접지표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

회원국들은 이러한 모델 규정 초안을 바탕으로, 서면 공청회 등을 거쳐 추가 의견 수렴을 진행할 예정이며, 모델 규정 초안을 담은 필라1 진행 상황 보고서는 15일 열리는 G20 재무장관 회의에 보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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