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올해 연말 기준금리가 연 2.75~3.00%에 도달할 것이란 시장의 전망과 관련해 "합리적인 기대 수준"이라고 밝혔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참석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상승률이 6%를 넘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으로 시장의 이 같은 예측은 당연하다"며 "다만 불확실성이 너무 커 2.75%가 될지 3.00%가 될지는 주요 선진국의 금리 등 여러 요인에 달려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한은은 이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기존 연 1.75%에서 연 2.25%로 0.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4월(연 1.25%→1.50%)과 5월(연 1.50%→1.75%) 기준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한 데 이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세 달 연속 금리인상' 기록을 써냈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지 않도록 0.50%포인트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확산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물가 흐름이 전망경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당분간 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연내 빅스텝 가능성에 대해 "물가 상승 전개 과정이 앞으로 몇 달은 6% 조금 넘는 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3분기 후반쯤부터 약간 꺾인다는 가정하에 0.50%포인트 인상을 통해 물가 상승세 기대를 낮출 것이라고 봤다"며 "이 흐름대로 가면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전제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예상과 달리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한다거나, 인플레이션이 가속하거나, 경기 침체가 심화한다면 양방향 모두 우리가 생각한 베이스라인에서 유연하게 대처해서 방향이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이달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해 한미간 금리가 역전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금리역전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과거 미국과의 금리가 1%포인트 이상 역전된 적도 있었고, 격차 그 차제보다 그로 인한 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보고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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