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까지 8.15 특별 사면 대상 명단 꾸리는 법무부
재계, 이재용 포함 여부 관심…경제 살리려면 사면해야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윤석열 대통령이 선거 직후 당선 소감을 통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로 세우겠다”고 했을 때, 식상한 표현이지만 믿기지가 않았다. ‘자유’나 ‘시장’ 같은 단어는 이제 더 이상 제도권 안에서 실현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최고 권력자의 입에서 그 단어가 나왔으니 놀랄 만 했다. 

이후 재계의 오랜 염원이었던 법인세 등 세제를 완화하고, 규제를 혁파하겠다는 새 정부 경제 정책 방향이 나왔을 때도, ‘건의 사항’에 그쳤던 목소리가 정부의 정책 방향에 명시될 수 있다는 점에 또 한 번 놀랐다. 물론 세금 조금 깎은 것 정도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완성됐다고 예단할 수 없지만, 진일보한 부분이 있다는 점만은 분명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특히 지난 5년 동안 ‘적폐’ 내지는 ‘잠재적 범죄 집단’ 취급을 받았던 기업들이 경제 활력의 주축으로 위상을 회복할 수 있게 된 점이 가장 큰 성과다. 다만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삼성전자를 이끌어야 할 이재용 부회장이 여전히 ‘범죄자’ 신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이 부회장은 두 차례 수감 생활을 마친 뒤 지난해 8월 가석방 됐다. 가석방으로 감옥 생활은 면했지만 ‘취업 제한’ 규정으로 경영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경영 활동에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은 삼성전자의 앞날은 물론 대한민국의 미래와도 직결되는 것이어서 한가로이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더군다나 이 부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할 당시 인용된 ‘개별적 현안을 떠난 포괄적 현안’이나 ‘묵시적 청탁’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억지로 만들어낸 잘못’이라는 의미에서 ‘밈’처럼 사용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무언가를 잘못했다기 보단 정치적 희생양이 됐다는 인식이 보편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 조우현 산업부 기자
국민들 인식 역시 이제 이 부회장을 사면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를 부담스러워 한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시쳇말로 ‘기업을 때려 잡아야’ 정의로워 보이는데, 이 부회장의 사면을 언급하면 멋있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세상이 흐름을 읽지 못하고, 여전히 생각이 80년대 운동권 시절 언저리에 머물러 있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법무부가 이달 말까지 8.15 특별 사면 대상 명단을 꾸릴 예정이라고 한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사면 대상에 포함 될지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제도권에서 ‘자유 시장’이라는 말을 다시 볼 수 있게 된 것처럼 이 부회장 역시 누명을 벗고 사면 될 수 있을까? 윤 대통령의 결심에 한 번 더 놀라게 될지, 역시나 하고 실망을 하게 될지 한 달 후가 궁금해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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