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대통령과 스타 장관들이 원팀이 돼 국정을 운영하자. 이 자리에 있는 장관들이 다 스타가 되기를 바란다. 스타 장관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이건희 삼성 회장 본인은 뒤로 물러서 있으면서 스타 CEO를 많이 배출했고, 그렇게 함으로써 기업의 가치를 키우는 데 크게 기여했다."

지난 19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부처 장관들에게 주문한 내용이다.

20일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이 이에 대해 묻자 "당연한 것 아니겠냐"며 "과거 검찰에 있을 때에도 스타플레이어들이 많이 나오는 조직이 성공한 조직이라는 얘기를 늘 해왔고 그 맥락이라고 보면 된다"고 자신있게 답했다.

원톱으로 새 정부를 이끌어온 윤 대통령의 '스타 장관' 제안의 취지를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해석의 초점은 소통 창구의 다변화와 원팀 국정 운영으로 좁혀진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19일 국무회의에서 장관들에게 "잘하든 못하든 자주 언론에 나와라"며 "언론에 장관들은 보이고 대통령은 안 보인다는 얘기가 나와도 좋다"고 거듭 당부했고, 대통령실 수석들에게는 "브리핑룸에 자주 내려가 정책이나 정부가 하는 일에 관해 설명하라"고 주문하고 나섰다.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에 대해 "우리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새 정부가 어떤 일에 집중하고 있는지 국민이 더 잘 이해하고 알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우선 대통령실 소통 창구의 다변화는 여러 아이디어를 모으는 단계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현 상태를 유지해 보고 다른 방안을 어떻게 할지 좀 더 연구해 보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2주 전만 해도 윤 대통령은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에서 "지지율은 별 의미 없다"고까지 말했지만, 현재로선 다소 몸을 낮춘 상황이다.

19일 출근길에 윤 대통령은 기자가 지지율 하락 원인에 대해 묻자 "언론이 잘 알지 않느냐"며 "그 원인을 잘 알면 어느 정부나 잘 해결했겠죠. (저로서는) 열심히 노력하는 것 뿐"이라고 답했다.

두번째로는 원팀 국정 운영이다. 이를 강조한 윤 대통령 입장에서 각 부처 장관들이 인터뷰든 뭐든 국민과 언론을 상대로 많이 설득하고 나서라는 주문은 당연하다.

현재 정부 입장을 밝히는 목소리가 윤 대통령에게 집중되어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국정 운영 이슈는 점차 고도화, 다변화되어 가고 있기도 하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재확산을 비롯해 대우조선해양 파업, 노사 갈등, 전기료 인상, 대출금리 문제, 고환율 및 고물가, 서민의 주거 안정 문제, 인재 교육 등 여러 영역에 걸쳐 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 19일 국무회의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국민과의 쌍방향 소통 강화 방안'을 발제하기도 했다. 박 장관의 발제문에는 "장관은 정책을 지휘하지만 소통도 지휘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윤 대통령이 '스타 장관'을 주문한 진짜 이유는 정부·정책 홍보 극대화에 우선 있다. 다만 그 속내는 현장 목소리 경청을 통해 지지율 반등도 꾀하겠다는 복안도 읽힌다.

"대통령과 스타 장관이 원팀이 돼 국정 운영을 하자"는 윤 대통령의 제안에는 각 부처가 최대한의 정책 홍보를 해 국민에게 긍정적인 정책 효과를 알려 호감을 얻자는 부수적인 영향이 뒤따를 수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든 추경호 경제부총리든 각 장관들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국민의 호감을 사야, 향후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의도로 읽힌다.

새 정부가 들어선지 두달 갓 지났다. 윤 대통령의 '스타 장관 키우기'가 향후 몇달 내에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