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토스 등에서 선구매 후결제(BNPL) 사업을 시작하면서 카드사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현재 카드사 중에서는 현대카드가 서비스를 시작했고 KB국민카드도 올해 하반기 진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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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드사들이 BNPL(선구매 후결제)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사진=현대카드 |
다만 BNPL의 경우 가맹점수수료에 대한 규정이 없다보니 가맹점수수료 규제를 받고 있는 카드사들이 우회로로 택하는 모습이다. 현재 카드가맹점수수료율은 연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에서 0.5~1.5%에 그치는 반면 BNPL 가맹점수수료는 5~6%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BNPL은 상품 대금을 일정 간격 나눠 납부하는 외상결제를 의미한다. 신용이력이 부족해 금융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학생, 주부 등 ‘씬파일러’를 대상으로 한다. 가맹점은 BNPL업체로부터 판매대금을 선지급받고 BNPL업체는 가맹점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 5일 PLCC 파트너사인 무신사(MUSINSA)가 운영 중인 한정판 마켓 ‘솔드아웃’에 후불결제 서비스 ‘카드없이 분할결제’ 기능을 탑재했다. 이 서비스는 현대카드를 신청하거나 이용한 이력이 없는 만 19세 이상의 솔드아웃 회원을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제공된다. 10만원 이상 50만원 이하의 단일 상품 결제 건에 적용되며, 분할결제 이용 중에는 다른 상품을 분할결제 할 수 없다.
BNPL은 지난해 2월 금융당국에서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면서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와 같은 빅테크사들도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신용카드업 허가를 받지 않고 신용공여의 성격을 지닌 후불결제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동안 카드사들은 빅테크사에 후불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대해 리스크 관리 부족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취해왔다. 또한 빅테크업체에는 카드 가맹점수수료에 비해 가맹점 매출 구간에 따라 1.6~2.8배에 달하는 높은 수수료를 자영업자에게 자율적으로 책정해서 받고 있다며 비판해왔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빅테크를 중심으로 시작한 BNPL 서비스가 인기를 끌자 연초 SNS를 통해 “BNPL이 가맹점에 물리는 수수료가 무려 5~6%”라며 “1%도 못 받는 카드사로서는 은하계의 일”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는 같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BNPL업체는 가맹점에서 받는 수수료로 수익을 얻는데 이 수수료가 5~6% 정도로 신용카드 가맹점수수료(2~4%)보다 높은 수준이다. 가맹점에서는 높은 수수료에도 고객 확보 차원에서 이를 이용하는데 수수료를 감당하려면 제품 가격을 올리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카드사의 경우 혁신금융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에 관련 규제를 받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BNPL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하면서 연체율 상승 등을 우려해 개인별 월 30만원 한도 내에서 소액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등에서 제공하는 BNPL서비스의 경우 개인별 월 30만원 한도 내에서 이용 가능하지만 카드사는 월 결제한도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현대카드에서 현재는 10만~50만원까지로 제한해뒀으나 향후 한도를 올릴 수도 있고, 다른 가맹점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경우 한도를 다르게 설정할 수도 있는 것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처음 시작하는 서비스다보니 이용률과 연체율 등 운영경과를 지켜보고 향후 확장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월 한도를 변경하는 것은 약관심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바로바로 바꾸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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