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유럽파 핵심 선수들이 빠진 벤투호, 아무래도 전력이 약할 수밖에 없다. 특히 손흥민(토트넘), 황의조(보르도), 황희찬(울버햄튼) 등이 빠진 공백을 누가 메우며 골을 책임질 지 걱정되기도 한다. 김천 상무의 '듀오' 권창훈과 조규성이 그 역할을 해내며 중국전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0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2022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슈팅수 21대1이 말해주듯 한국이 압도한 경기였다. 세 골 차 승리가 아쉬울 정도의 경기였다.

   
▲ 중국전에서 나란히 골을 넣은 권창훈(왼쪽)과 조규성. /사진=대한축구협회


한국이 일방적인 공세를 퍼붓고도 사실 전반은 답답한 흐름이었다. 중국은 작심하고 자기 진영을 벗어나지 않으며 두 줄 수비를 펼쳤고, 한국은 중국 수비를 깨기 위해 애썼으나 결과물을 만들지 못했다. 한국이 전반 39분 리드를 잡긴 했지만 중국 수비 주천제가 머리로 볼을 걷어낸다는 것이 자기 골문 안으로 들어가며 자책골을 넣어 얻어낸 골이었다.

후반 들어서야 한국의 골이 나왔다. 권창훈이 먼저 해결사가 됐다. 후반 9분 황인범(서울)이 올려준 크로스를 페널티박스 왼쪽으로 침투한 김진수(전북)가 머리로 떨궈 문전으로 보냈다. 이 볼을 쇄도해 들어간 권창훈이 왼발 슛으로 일본 골문을 뚫었다. 귀중한 골을 터뜨리며 제 몫을 해낸 권창훈은 후반 21분 고영준(포항)과 교체돼 물러났다.

쐐기골은 조규성이 책임졌다. 후반 35분 역습 상황에서 고영준이 전방으로 침투패스를 찔러넣었다. 상대 수비 라인을 뚫고 절묘하게 오프사이드를 피하며 대시한 조규성이 이 볼을 잡아 일대일 찬스를 놓치지 않고 골을 뽑아냈다.

중국전에서 골맛을 본 권창훈과 조규성. 둘은 직전 A매치에서도 골을 터뜨린 바 있다. 지난 6월 14일 국내에서 열린 A매치 평가전 마지막 4번째 이집트전에서였다. 이집트를 상대로 한국은 황의조, 김영권, 그리고 조규셩과 권창훈의 연속골로 4-1 승리를 거뒀다. 

유럽파가 출전했던 이집트전에서 골을 넣었던 '김천 듀오'가 이번 중국전에서도 나란히 골을 터뜨렸다. 둘은 A매치 2경기 연속 골을 기록했다.

이집트전 당시 상황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한국은 이집트전에 앞서 브라질, 칠레, 파라과이 등 남미 3팀과 잇따라 맞붙었다. 이 세 경기에서 한국은 총 5골을 넣었는데 모두 유럽파가 넣었다. 손흥민이 2골, 황의조 황희찬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이 한 골씩 넣었다. 국내파 K리거의 골은 없었는데 이집트전에서 수비수 김영권(울산)과 함께 조규성, 권창훈이 골 행진에 가담했다.

권창훈과 조규성은 대표팀에 해외파가 있건 없건 골을 넣을 수 있는 확실한 카드라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 중국전 골로 권창훈은 A매치 통산 38경기에서 12골을, 조규성은 13경기에서 4골을 기록했다.

한국은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대회 4연패를 노린다. 24일 홍콩과 2차전, 27일 일본과 마지막 3차전을 치른다. 결국 일본과 맞대결에서 우승이 가려질 전망이다. 권창훈과 조규성의 골은 일본전에서 더욱 필요하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