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Q 영업익 전년 대비 21% 증가 전망...기아도 23%↑
고수익 차량 판매 호조 및 고환율 기조, 반도체 수급난 상쇄 기대
높아진 위상에 따른 인센티브 감소 효과…하반기 전망도 긍정적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역대급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최근 지속되고 있는 '반도체 수급난' 이슈에도 고급차와 레저용 차량(RV) 등 고수익모델 판매 호조와 고환율 기조가 이를 상쇄한 데 따른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인지도 상승으로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 인센티브가 줄어든 것 또한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 제네시스 GV70. /사진=제네시스 제공


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현대차의 2분기 매출 전망치는 33조146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3%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283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1.09%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기아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0조3219억 원, 1조8305억 원으로 내다봤다. 전년 대비 각각 10.81%, 23.08%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실적 전망치가 현실화되면 현대차는 2014년 이후 8년 만에, 기아는 2010년 이후 12년 만에 역대 최대 실적을 찍게 된다.

호실적 전망의 배경으로는 해외 판매 증가를 꼽을 수 있다. 반도체 수급난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내외 악재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지속됐다. 

하지만 미국·유럽·인도 등 해외 시장의 판매량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상반기 유럽 판매량은 55만6369대로, 전년 대비 12.6% 증가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역시 미국에서 상반기 기준 최대치인 2만5688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환율 상승과 고급차와 RV 중심의 판매 믹스가 개선된 효과와 맞물려 역대 최대치 실적을 찍는데 보탬이 됐다. 올해 2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1298원으로 집계됐다.

   
▲ 현대차와 기아의 하이브리드 SUV, (왼쪽상단부터 시계방향)4세대 쏘렌토 하이브리드, 싼타페 하이브리드, 투싼 하이브리드,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사진=미디어펜·현대차· 제공

글로벌 시장에서의 높아진 위상으로 인센티브가 급감한 것 역시 실적 개선을 도왔다는 분석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그동안 해외 시장에서 자동차가 잘 팔리지 않을 경우 판매 촉진을 위해 인센티브를 지급해 왔다. 

하지만 최근 현대차와 기아의 해외 시장 내 위상이 달라졌고 반도체 대란 속에 자동차 시장이 공급자 우위로 바뀌면서, 대리점에 지급하던 판매 인센티브 지급이 크게 줄었다.

실제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올해 2분기 인센티브 규모를 전년 동기 대비 6208억 원(70%)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 역시 같은 기간 6409억 원(75%) 감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센티브는 줄었지만,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내 시장점유율은 더 올랐다.

업계는 올해 하반기에도 현대차와 기아의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가 상승 기조에 최근 인플레이션까지 겹쳤지만, 반도체 수급난이 점차 해소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원자재 가격도 하반기에는 안정세를 띨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실적 개선의 걸림돌로 지적된 노사간 임단협(임금단체협상)을 19일자로 잘 마무리한 만큼 하반기 신차 출시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의 2분기 실적은 기존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차와 기아는 점유율이 상승하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판매가 전년 동기 수준일 것이고, 10년 내 최저 수준의 인센티브와 2분기에 추가로 상승한 원·달러 환율 등의 가격 효과가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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