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현장서 근로자 2명 사망…노동부, 과태료 4억원 부과
"안전관리 체계 현장 미이행…CEO 중심 점검·개선 필요"
[미디어펜=김준희 기자]취임 2년째를 맞은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가 ‘중대재해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 DL이앤씨 협력업체 대표들이 이동식 작업대 전도 체험 교육을 받고 있다./사진=DL이앤씨


지난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현장 안전관리 강화에 힘써왔지만 최근 정부 당국 조사에서 위법 사항이 무더기로 적발되면서 안전관리 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2분기 중 건설사고 사망자가 발생한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대 건설사 명단을 22일 공개했다.

특히 DL이앤씨에서는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먼저 지난해 10월에는 새만금 남북도로 건설공사 1단계(3공구) 현장에서 콘크리트 판넬 설치 작업 중이던 근로자 1명이 25m 아래로 떨어지면서 숨졌다.

또 지난 3월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건설공사 현장에서 전선 포설 작업을 하던 근로자가 이탈된 전선 드럼에 맞아 사망했다. 이어 4월에는 과천지식산업센터 신축공사 현장에서 근로자 1명이 토사 반출 작업 도중 굴착기 후면과 철골 기둥 사이에 끼어 숨졌다.

앞서 21일 고용노동부도 DL이앤씨의 주요 시공 현장 42곳을 감독한 결과 40곳에서 법 위반 사항 총 164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사망사고와 직결될 수 있는 안전조치 미준수 사항 30건에 대해서는 사법 조치를 취하고 안전보건 교육 미실시 등 안전관리 미흡 사항 134건에 대해서는 과태료 총 3억21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특히 안전조치 미준수 사항의 경우 올해 첫 감독 당시 본사에 통보됐지만 두 번째 감독에서도 시정이 이뤄지지 않았다.

노동부는 올해 2회 사망사고 발생에 따른 DL이앤씨 본사 감독 결과 안전관리비 부적정 사용, 노사협의체 미구성, 유해위험방지계획서 미심사 등 안전관리시스템 미흡 사항 35건을 적발해 과태료 약 9000만원을 추가로 부과했다.

노동부는 “DL이앤씨가 구축한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아직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영자(CEO)가 중심이 돼 현장 안전조치가 철저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전반적으로 점검·개선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취임 2년째를 맞은 마창민 대표의 처벌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르면 노동자 사망 등 중대한 산업재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다.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했을 경우 사업주·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법인 또는 기관에는 50억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사망 외 중대 산업재해 발생 시 사업주·경영책임자는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 법인 또는 기관에는 10억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한편, 마창민 대표는 전날 DL이앤씨가 발간한 '2022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인사말을 통해 안전 경영을 강조했다.

마 대표는 “올해 1월 중대재해법 시행에 따라 법령을 상회하는 DL이앤씨만의 안전 규정을 도입해 본사와 각 사업장 안전 관리 체계를 다시 한번 재정비했다”며 “사업주 현장 점검 및 안전·보건 관리자 정규직 비율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확대하는 등 산업재해 예방 활동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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