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기업의 본질은 이윤 창출에 있다. 이윤을 내야 일자리를 만들든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든 그 다음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령 사회적 가치를 앞세우는 기업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일 뿐, 이윤 창출이 사회적 가치 창출을 우선할 순 없다.
이 당연한 이야기를 굳이 꺼내는 이유는 그럼에도 ‘이윤창출’이라는 진리가 기업의 탐욕 내지는 욕심이라는 카테고리로 묶이는 분위기가 여전히 팽배하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CSV(공유가치창출)가 이윤 창출의 자리를 대신했고, 최근에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뜻하는 ‘ESG 경영’이 마치 이윤창출보다 대단한 가치인 양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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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 회장 /사진=SK 제공 |
물론 CSR, CSV, ESG 경영이 하찮거나 무시해도 되는 영역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특히 ESG의 경우, 세계 굴지의 금융기관이 기업을 평가하는 주요 요소로 채택하고 있어, 이 대세를 거스를 수 있는 기업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금융 기관의 거대 자본에 대항할만한 능력이 없는 한 ESG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회적 가치’라고 일컬어지는 이 모든 것들은 이윤 창출이라는 토대 위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회사 구성원들의 안녕, 협력회사와의 상생, 일자리 창출, 환경 보호, 나아가 국가 경제 발전 모두 기업이 이윤을 창출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부가가치다. 이윤이 없으면 사회적 가치도 존재할 수 없다.
때문에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선 경제적 가치, 이윤 창출이 먼저라는 말은 계속 강조해도 모자라다. 그리고 이를 가장 잘 실천하고 있는 기업인 중 한명이 최태원 SK 회장이다. 국내 재계 서열 2위를 자랑하는 최태원 회장은 최근 미국 워싱턴DC 6.25전쟁 참전 기념 공원에 세워진 ‘추모의 벽’에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자유를 위해 싸운 참전 용사를 기리는 자리에 100만 달러라는 거액을 기부한 최 회장의 행보에 감동한 이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 최 회장의 이런 행보는 기업인의 진정한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기 전부터 이 분야에 대해 주변에 많이 이야기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준 최 회장의 통 큰 기부는 SK그룹 계열사들의 이윤 창출 토대 위에서 만들어졌다. 지금은 사회적 가치가 먼저인지 이윤 창출이 먼저인지 헷갈릴 정도로 두 가지 가치를 동시에 가져가고 있지만, 그 시작은 이윤 창출이었다. 그럼에도 최 회장의 그간 발언을 살펴보면 마치 사회적 가치가 기업의 존재 이유인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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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우현 산업부 기자 |
돈도 잘 벌고 그 돈으로 좋은 일도 많이 하는 최 회장이 앞으로도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다만 최 회장이 이윤 창출을 넘어 다른 가치 창출이 필요하다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할 때면, 재판정에서 지동설이 틀렸다고 고백한 뒤 남 몰래 ‘그래도 지구는 돈다’는 말을 남긴 갈릴레오 갈릴레이처럼 ‘그래도 이윤 창출이 먼저’라는 말을 중얼거리게 된다.
물론 사회적 가치를 향한 최 회장의 마음은 진심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윤 창출은 옛 것이고 그것을 넘어 무언가가 있는 것처럼 만들어가는 분위기에는 동의하기 힘들다. 돈을 안 벌 것도 아니면서, 이윤 추구를 도외시하는 것이야말로 더 옛날 사람 같은 자세다. 솔직한 게 대세라고 하는데, 열심히 돈 벌어 좋은 곳에 쓰는 것을 당당히 이야기할 수 있는 기업인은 진정 없는 걸까?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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