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기준금리 인상으로 하반기 이자수익 더 늘어날 듯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상반기 약 19조원에 달하는 역대급 이자수익을 냈다. 증권‧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부진에도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은행이 막대한 이자수익을 거둬들인 결과로 분석된다. 연말까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지주사들의 하반기 이자수익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 (왼쪽부터)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사진=각 사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올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KB금융이 5조4418억원으로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신한금융 5조1317억원, 하나금융 4조1906억원, 우리금융 4조1033억원에 이른다. 

상반기 순이익은 KB금융 2조7566억원, 신한금융 2조7208억원, 우리금융 1조7614억원, 하나금융 1조7274억원으로 집계됐다. 

대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 속에 코로나19 및 경기 대응 관련 추가 충당금 적립 등 일회성 비용 증가에도 이자수익이 급증한 것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은행의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간의 차이)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

이들 금융지주들은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에 따른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한 충당금을 늘렸다. 실제 KB금융은 지난해(2237억원) 같은 기간보다 48.9% 많은 3331억원에 달하는 신용손실 충당금을 적립했다. 이에 따라 KB금융의 상반기 총 신용손실 충당금 적입액은 4632억원에 달한다.

신한금융은 지난 2분기 2245억원의 충당금을 적립함에 따라 상반기 관련 충당금 규모는 299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1879억원)보다 59% 늘어난 규모다. 하나금융도 2분기 1243억원에 달하는 대손 충당금을 적립해 올 상반기 관련 충당금 규모는 1846억원에 달한다.
우리금융도 2분기 3308억원의 미래 불확실성을 고려한 충당금을 적립했다.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치에 달하는 이익을 거뒀지만,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더 오를 것으로 보여 이들의 하반기 이자 이익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은은 현재 연 2.25% 수준의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연 2.75~3.00%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예고했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높아지면 주요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0.03~0.05% 늘어나고, 이자 이익은 1000억원을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주요 금융지주의 이자 이익이 급증하면서 금리 상승기에 상대적으로 더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 취약계층의 금융지원 등 '고통 분담' 압박도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1일 취임 후 첫 금융지주회장단 간담회에서 "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 이행하는 데 있어 금융지주사의 책임이 막중하다"며 금융부문 민생안정 과제의 이행과 취약차주에 대한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최근 물가 급등과 금리 상승 상황에서 대응 여력이 미약한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현장에서의 집행과 보완이 중요한 만큼 전산시스템 구축부터 일선 영업점 준비까지 꼼꼼한 확인과 점검을 해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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