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50·K-9 패키지·K-2 대규모 수출…미국·호주·영국 진출 확대 모색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유럽국가들이 안보역량 강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K-방산이 글로벌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한 토대를 강화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폴란드는 △FA-50 경공격기 48대 △K-9 자주포 672문 △K-2 전차 1000대 규모의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무기체계의 1차 수출액은 10조 원으로, 이후 진행될 공급물량을 합하면 20조 원 안팎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 FA-50 파이팅이글/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국내 항공기 완제품의 유럽 시장 진출은 사상 처음으로, 폴란드 수출 계약은 물량과 가격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폴란드가 한국과 거래한 것은 우크라이나에 미그-29를 제공하면서 발생한 안보 공백을 채우기 위함으로, FA-50의 높은 가성비 및 F-16과의 호환성도 주목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FA-50은 합동정밀직격탄(JDAM)과 AIM-9 사인드와인더 계열의 공대공 미사일 및 AGM-65 매버릭 계열의 공대지 미사일 등으로 무장한 경전투기로, 폴란드에는 향후 블록20급의 성능을 보유한 FA-50PL 버전이 인도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KAI는 현지 정부 및 업체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FA-50 MRO 센터 설립과 제품 생산력 확보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폴란드 공군의 FA-50을 활용한 국제비행훈련학교 설립·운영도 모색하고 있다. 유럽 지역 내 조종사 훈련 소요를 충당,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KAI는 미국 해군·공군 전술훈련기사업 수주를 노리고 있으며, 유럽·아프리카·동남아·남미·호주 등 권역별 중점국가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안현호 KAI 사장은 "폴란드는 FA-50 1000대 수출의 시작으로, FA-50 고객은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의 잠재고객"이라고 설파했다.

   
▲ K-9 자주곡사포/사진=한화디펜스 제공

한화디펜스는 K-9과 K-10 탄약보급장갑차 및 K-11 사격지휘장갑차로 구성된 패키지를 수출한다. K-9은 155밀리미터(㎜)/52구경장 화포를 탑재한 자주포로, 최대 사거리는 항력감소 고폭탄(HEBB) 기준 40킬로미터(㎞) 수준이다. 최대발사속도는 3분 기준 분당 6~8발, 급속사격시 15초간 3발에 달한다.

특히 2001년 이후 튀르키예·인도·핀란드·노르웨이·에스토니아·호주·이집트에 공급되는 등 글로벌 자주포 수출시장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 무기체계로, 자동화포탑으로 성능을 끌어올린 K-9A2 버전이 영국 진출을 노리고 있다.

K-10은 자주포의 화포 포탑 후면에 컨베이어암을 삽입해 탄을 연속적으로 자동적재하는 것이 특징으로, 탄약을 소비한 자주포가 후방까지 돌아오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작전 수행 능력을 높일 수 있다. 자체적인 무장을 갖춘 장갑차로서 필요시 병력 수송이 가능한 것도 강점이다.

K-11은 앞서 이집트와 체결한 계약에 포함된 것으로, K-10 차체 내부에 포병사격지휘체계와 정찰·통신장비 등을 추가한 차량이다. 

한화디펜스는 연내 폴란드 지사를 설립하고, 유럽지역에 레드백과 유도탄을 비롯한 무기체계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수출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폴란드가 미래형 보병전투장갑차(IFV) 레드백 기반의 중형급 IFV 개발 계획을 갖고 있으며, 오시코시 디펜스 컨소시엄의 일원으로 미국 육군의 차세대 유·무인 복합운용 장갑차(OMFV)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재일 한화디펜스 대표는 "K-방산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글로벌 1등 무기체계'를 앞세워 전 세계를 아우르는 글로벌 넘버 원 방산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첨단기술 연구개발과 해외수출 활동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 K-2 흑표/사진=현대로템 제공

현대로템도 국내 생산 K-2 흑표 긴급소요분을 폴란드에 우선 공급하고, 이후 국내 생산 물량과 현지 생산 물량까지 인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2008년 터키향 기술 이전에 이어 K-2 완성품의 첫번째 수출로, 2차 물량부터는 폴란드 맞춤형 K-2PL 전차가 현지에서 양산될 예정이다.

현대로템은 향후 진행될 실행계약에 납기·상세사양·교육훈련·유지보수 조건을 비롯한 세부 사항이 담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2는 55구경장 120㎜ CN08 활강포를 주포로 장착한 중량 56톤의 전차로, 수심 4미터 도하가 가능하다. 엔진 출력은 1500마력으로, 12.7㎜ K-6 전차장용 대공기관총을 비롯한 부무장도 갖췄다.

현대로템은 노르웨이에서 K-2NO 전차를 선보이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된 중동 최대 방산전시회(WDS)에서 중동형 모델도 전시한 바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수십년간 축적한 노하우를 토대로 안정적인 인도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현대전에서 첨단 기술이 들어간 전차가 점점 주목받는 만큼 이번 계약을 통해 국산 전차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폴란드 정부는 이번 계약과 관련해 "한국산 무기 도입은 최근 수년간 가장 중요한 국방 분야 결정 가운데 하나"라며 "폴란드의 전쟁억지력과 방어능력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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