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백 금액 20만원대로 껑충…현대카드, 최대 28만5000원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카드사들이 체리피커 양산 부작용에도 캐시백 이벤트에 열을 올리고 있다. 가맹점수수료가 낮아진 상황에서 신규 고객을 유치해 카드 사용은 물론 카드론 등 대출상품으로까지 유인해 수익을 올리려는 취지이나 이같은 마케팅으로 자칫 체리피커만 양산할 수 있어 제 살 깎기식 경쟁은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카드사들이 체리피커 양산 부작용에도 캐시백 이벤트에 열을 올리고 있다./사진=네이버페이 화면 캡처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 등 카드사들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등과 같은 플랫폼을 통해 카드 발급 후 일정 기간 동안 얼마 이상 이용하면 그 금액을 현금이나 포인트로 돌려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해당 이벤트는 6개월 간 해당 카드사의 카드 결제 내역이 없는 고객만 참여 가능하다. 사용 중인 고객은 이벤트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기존에는 캐시백 금액이 10만원 이하이거나 10만원대였으나 경쟁이 과열되면서 현재는 20만원대까지 올랐다.

네이버페이 기준으로 보면 현대카드가 가장 높은 금액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현대카드 the Pink’, ‘the Green Edition2’를 발급받고 30만원 이상 이용하는 고객에게 20만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제공한다. 여기에 최대 3만5000원 청구할인과 신세계 백화점 모바일 상품권 5만원까지 총 28만5000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한다고 홍보 중이다.

삼성카드 또한 ‘THE 1’ 카드 발급 고객을 대상으로 20만 네이버페이 포인트와 3만5000원 캐시백, 신세계상품권 5000원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신한카드, KB국민카드, 우리카드, 롯데카드, 하나카드도 신규 발급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18만~21만 네이버페이를 제공한다.

이 같은 이벤트가 많아지면서 새 카드를 발급받은 후 혜택만 누리고 더 이상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체리피커’도 갈수록 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어느 카드사의 어떤 카드가 혜택을 더 많이 주는지에 대해 서로 공유하고 있으며, 카드를 발급받고 캐시백되는 만큼만 사용한 후 카드사를 옮겨 다른 카드를 또 발급받는다는 회원도 많다.

이에 휴면카드도 증가하는 추세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말 8개 전업 카드사의 휴면카드 수는 1037만1000장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873만9000장) 대비 18.6% 증가한 수치다. 휴면카드란 1년 이상 이용실적이 없는 개인 및 법인 신용카드를 말한다.

휴면카드가 증가하면 카드사들은 고객 이탈에 대한 부담은 물론 매몰비용(회수할 수 없는 비용) 또한 늘어나게 된다. 카드를 발급하려면 그 과정에서 비용이 들게 마련인데 휴면카드가 증가하면 이를 거두기가 어려워진다.

카드사들이 이 같은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카드를 이용할 고객을 확보하기 위함인데 마케팅비용만 쓰게 되면서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게다가 과열경쟁으로 이벤트 카드의 종류도 많아지고 금액도 커지면서 마케팅비용이 더욱 늘게 될 것으로 우려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모든 카드사에서 다 이벤트를 하고 있는데 한 곳에서만 안 하면 그만큼 점유율이 빠지게 되기 때문에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또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영업이 어려워지면서 온라인을 통한 영업이 활성화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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