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4.29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성완종게이트’를 앞세워 새누리당을 밀어붙였다.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낮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들의 약진이 도드라졌다.

그러나 이도 잠시, 더 강력한 변수가 등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정동영, 천정배 후보가 무소속으로 각각 관악을, 광주 서구을에 각각 도전장을 던지며 뜻하지 않은 야권분열이 일어났다.

   
▲ 사진=이승혜 인턴기자

22일 공표된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27년간 야권이 장악했던 관악을은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가 가장 앞섰고, 광주 서구을은 천정배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자칫 ‘새정치민주연합이 단 1석도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여론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광주 서구을에서 천정배 후보의 지지율은 30%대 후반으로 형성됐다. 22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는 37.9%, 한길리서치는 3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조영택 후보는 리얼미터 조사에서 36.2%로 바짝 따라붙었으나 한길리서치 조사에서는 25%로 뒤처지기도 했다.

서울 관악을의 정동영 후보는 접전을 벌이고 있다. 선거에 뛰어들기 직전만 해도 20%에 지나지 않았던 지지율이 막판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와 오차범위인 3~4%로 좁혀졌다. 대선후보를 지낸만큼 폭넒은 인지도와 경륜을 십분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행자 시의원과 소남열 구의원이 탈당 후 정동영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탄력이 붙었다.

   
▲ 사진=정동영 후보 트위터

정동영, 천정배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면 새정치민주연합 입장은 상당히 난감해진다. 재보궐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총선과 대선 준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행보가 시작부터 가로막히는 동시에 정동영, 천정배 중심의 야권개편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동영, 천정배 후보는 새정치민주연합의 텃밭에서 기수를 들며 대안야당을 표방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면 늦어도 올 겨울부터 본격화될 총선국면에서 야권의 중심축이 대거 이동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들의 귀환여부에 정치권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야권 분열에 새누리당은 뜻하지 않게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접전을 벌이고 있는 선거구 3곳 모두 22일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157석이 되든 160석이 되든 새누리당의 국회 과반수에는 영향이 없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새누리당은 기초연금, 담뱃값 인상, 연말정산, 세월호 특별법 등 굵직한 사안을 모두 자신들의 뜻대로 이끌었다. 덕분에 새누리당은 급하게 달려들기보다는 여유있게 흐름을 지켜보는 전략, 실리에 앞선 자존심싸움으로 선거를 끌고 가고 있다.

   
▲ 사진=천정배 후보 트위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