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자동차 시장 내 새로운 블루칩으로 떠오른 '인도네시아'를 두고 한중일 삼파전이 고조될 전망이다.
일본의 텃밭으로 불리던 인도네시아였지만, 최근 정부가 친환경 기저를 취하며 전기차 시장의 격전지가 됐다. 특히 전기차 핵심부품인 배터리의 원료를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고, 아직 수요 측면에서 잠재력이 커 큰 메리트가 있는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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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인도네시아공장 전경. /사진=현대차 제공 |
3일 관련업계와 인도네시아 자동차공업협회(GAIKINDO)의 집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자동차 조립 산업 21개 분야에 139조3600억 루피아, 한화로 약 12조2640억 원이 투자됐다.
투자액 중 한국, 일본, 중국 기업의 투자 금액만 137조9400억 루피아로, 투자액의 99%에 달하는 규모다. 투자액 규모로는 일본이 116조1000억 루피아(83.3%), 중국이 11조3000억 루피아(8.1%), 한국이 10조5400억 루피아(7.5%)다. 나머지는 유럽연합(EU)과 인도네시아 자체 투자다.
먼저 한국의 경우 현대자동차가 인도네시아 투자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현지에 공장을 짓고 지난 1월부터 양산에 돌입했다. 현대차는 올해 말까지 이곳에서 연간 15만 대, 향후 25만 대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현재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 7억5000만 달러(약 9800억 원)를 투자한 상태며, 향후 생산 규모를 늘려가며 총 15억5000만 달러(약 2조255억 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할 것으로 약속한 일본에서는 미쓰비시 자동차가 올해부터 2025년까지 10조 루피아(약 8800억 원)의 투자를 집행한다. 토요타도 2026년까지 5년간 27조1000억 루피아(약 2조3850억 원)를 투자할 예정다. 닛산 역시 투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는 체리자동차가 인도네시아 투자 계획을 검토 중이다. 체리는 올해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생산하고, 2028년까지 4단계에 걸쳐 총 10억 달러(약 1조3070억 원)를 투자한다. 중국 저가전기차 생산업체 우링 등도 현지에서 전기차(EV)를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일본, 중국 등 3국이 인도네시아 투자를 늘리는 것은 인도네시아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인도네시아는 인구수 2억7600만 명에 달하는 아세안(ASEAN) 최대 소비시장이다. 특히,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급 대수는 87대에 불과하고 중산층 비중이 커지면서 전기차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세안자유무역협정(AFTA)에 따라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한 차량을 다른 아세안 국가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도 있다. 아세안의 자동차 시장 규모는 2017년 316만대 수준에서 2026년 449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도네시아의 경제성장률이 매년 5%에 육박하는 데다, 인구 평균 연령이 29세로 아주 젊다는 것이다. 성장하는 시장, 젊은 시장에서는 모든 소비에 활력이 붙는다. 특히 이동의 자유는 젊은 소비층에게 중요한 요소다.
나아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 인도네시아를 노리는 데는 인도네시아가 니켈 최대 생산국인 점이 영향을 미쳤다. 코발트, 리튬 등 전기차에 쓰이는 원자재도 풍부하다는 것이 인도네시아의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려는 업체들의 이유다.
당초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은 일본의 텃밭으로 불리던 곳이었다. 인도네시아 자동차생산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판매된 자동차는 약 86만3000대다. 이 중 일본 브랜드의 점유율이 94%에 달한다.
현대차·기아는 합해도 1%가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인도네시아 정부 주도로 펼치고 있는 친환경정책으로 다른 완성차 업체들에게 기회가 생겼다.
특히 이미 완성된 제품 라인업이 구성돼 있는 현대차와 기아인 만큼 시장선점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2050년까지 전기차 전환을 목표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면 향후 큰 수익성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연이은 투자 계획 발표에 인도네시아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시장의 니즈가 형성될 수 있는 인니시장은 자동차 제조사들에게 새로운 판로가 되는 만큼 갈수록 그 중요도는 커지고 있다"며 "이에 해당 시장을 두고 벌이는 한중일 3파전은 단순한 비교로 가를 수 없는 경쟁인 만큼 지켜봐야 된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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