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금리 상승과 건설비용 증가 등의 요인이 맞물리면서 부동산 시장 리스크가 증가됨에 따라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대한 우려도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투자은행(IB) 부문을 강화하려는 중소형 증권사들이 부동산PF 비중을 늘린 경우가 많아 부동산 시장 상황이 악화될 경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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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 상승과 건설비용 증가 등의 요인이 맞물리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대한 우려도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사진=김상문 기자 |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부동산시장 침체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국내 증권사 부동산PF 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난 3일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3월 말을 기준으로 했을 때 국내 24개 증권사의 부동산금융 위험노출(익스포져) 규모를 44조7000억원으로 추산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금융 비중이 가장 높은 회사는 125%를 기록한 메리츠증권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현대차증권(110%), 다올투자증권(100%), 하이투자증권(94%), 유진투자증권(85%) 등이 잇고 있다.
자기자본 기준으로 ‘빅4’에 해당하는 대형 증권사 중에는 삼성증권이 73%를 기록했다. 그 뒤로 한국투자증권(59%), NH투자증권(52%), 미래에셋증권(45%) 등의 순서가 이어졌다.
문제는 최근 들어 금리 상승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건설공사비 증가 등으로 비용이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증권사는 물론 부동산금융에 손을 대고 있는 국내 금융사 전부가 커다란 위험을 감당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그나마 대형사들은 리스크에 대비할 체력이 있다지만 일부 중소형 증권사는 중후순위 브릿지론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큰 편이라 안 그래도 한풀 꺾인 수익성 악화에 속도가 붙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브릿지론은 부동산PF 중에서도 부동산 경기에 매우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그럼에도 최근 국내 증권사들은 부동산PF 의존도를 꾸준히 늘려왔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경기가 워낙 좋았던 데다 증권사들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익성이 크게 늘면서 전통적인 브로커리지 위주의 수익구조에서 탈피할 ‘체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저마다 자본력을 늘리고 부동산 관련 IB 수익 비중을 키워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중소형 증권사들은 자본 대비 투자 규모로 봤을 때 부동산PF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더 큰 ‘브릿지론’에 대형사들보다 더 많이 노출돼 있어 위험 수준도 높다. 브릿지론이란 부동산 개발 사업을 위해 투입된 계약금‧잔금대출이나 사업비대출-인허가 및 금융비용, 토지계약금대출(PI) 등이 포함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 한 차례 불거진 적이 있는 부동산PF 리스크가 조금씩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습”이라면서 “증권사만이 아니라 1‧2금융권 등 모든 금융기관에 해당되는 문제지만 어느 한 곳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부실이 도미노처럼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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