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연준 간부들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금리 인상 지속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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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
4일(현지 시간) 로레타 메스터 클리브랜드 연은 총재는 피츠버그 경제 클럽이 주최한 행사에서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기준 금리를 4%까지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통화 정책 투표권을 가진 그는 “9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75%포인트의 금리인상이 불합리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시장은 0.5%포인트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같은 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현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시장에서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낮출 것이란 예상이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쳤다는 데이터는 아직 없다”면서 “연준이 당분간 공격적 금리인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인플레이션 완화 조짐이 아직 없다”면서 “연준은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로 낮추는데 완전히 단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연준의 대표적 인플레이션 매파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적다”며 “연내 추가로 1.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단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근 열린 한 금융포럼에서 41년 이래 최고로 오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보다 공격적인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들 연은 총재들의 발언은 최근 시장에서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낮출 것이란 전망이 잇따라 나오는 데에 대한 경고로 풀이된다.
실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 7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9월 FOMC에서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말하면서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상폭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여기에 이후 발표된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정치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사실상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짐에 따라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는 추세다.
시장은 이제 연준의 신뢰도에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경기에 대한 연준의 전망 및 연준 인사들의 말을 믿지 못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 등 비둘기파들의 인플레 중시 발언과 연내 1.75%p를 올려야 한다는 불러드 총재의 연이은 주장에도 시장은 잠깐 흔들렸을 뿐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미 금리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세계 중앙은행들은 현재 성장보다는 물가 억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시장 참여자들 역시 지속적 긴축에 따른 수요 둔화로 미국 경제가 기술적인 침체를 맞이했지만 이를 상당부분 반영하며 감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이어 “그러나 3분기 이후에도 예상보다 소비, 고용 등 경제 지표들이 부진해질 시에는 침체 장기화 불안이 확산될 소지가 있다”면서 “금일 밤 발표 예정인 미국의 7월 비농업부문 고용 지표의 경우 예상보다 잘 나와야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이 빠르게 잡히긴 어렵다”면서도 “추가로 인플레이션이 악화되지 않는 것만 확인하더라도 중립 이상의 증시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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