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당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 전환을 위한 전국위원회 개최(9일) 하루 전날인 8일, "어떻게 해서든 당의 혼란을 막아보고자 노력했지만 부족했다. 송구한 마음"이라며 최고위원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는 더이상 거대한 정치적 흐름을 피할 수 없는 상황 앞에서 고통스러운 마음으로 서 있다"라며 "함께할 동지들이 서로를 향해 원색적 비난을 쏟아내고 분열하는 것을 보고 있는 것도 고통스럽다"라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우리에게 벌어지는 여러 상황들이 현실 지표가 위험하다고 모두 공멸할 수 있다는 걸 직감케 해준다. 그래서 지금은 무엇보다 당의 혼란·분란을 빨리 수습하는게 먼저라 생각했다"라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늘 우리가 부르짖었던 당과 나라를 위해,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해 그 밑거름에 제 선택이 필요하다면 피할 수 없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스스로에게 대체 무엇을 위해 무엇을 붙드나 하는 질문에 끊임없이 대답했다. 어떻게 해서든 당 혼란 막고자 노력했지만 부족하고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간절한 마음으로 부탁한다. 더이상 우리는 우리 스스로 내홍이나 분열로 국민이 기적적으로 만들어준 정권교체의 시간을 실패로 만들면 안된다"라며 "앞으로 다가오는 총선 승리를 위해 완전한 정권교체를 이뤄내는게 제 꿈이자 여러분의 꿈이다. 이것만 잊지 않는다면 혼란 수습하고 결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준석 대표가 비대위 체제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예고한데 대해 "이 대표는 대장부의 길을 가야 한다"며 "어찌됐든 본인에게도 책임이 있지 않나. 이 대표도 이제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당원의 고통과 우리 당의 상황을 걱정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이 대표가 조금 더 나아가면 당이 더 혼란스럽고 위험해 진다"라며 "그러면 이 지점에서 대표가 멈춰야 되는 것이지 법적인 얘기를 할 건 아니다.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든 안받아들여지든 그건 이기는 게 아니고 지는 게 지는 게 또 아니다. 멈춰야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