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로 주목받은 차량 공유 업체 쏘카가 기관 수요예측에도 실패하며 상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박재욱 쏘카 대표가 앞서 ‘공모 철회는 없다’고 못박았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쏘카의 상장 완주 가능성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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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로 주목받은 차량 공유 업체 쏘카가 기관 수요예측에도 실패하며 상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연합뉴스 |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쏘카는 지난 4·5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두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경쟁률이 100대 1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사실상 참패했다는 평가다. 통상 흥행에 성공할 경우 경쟁률은 1000대 1을 넘기기 마련이다.
당초 쏘카가 제시한 공모가 밴드는 3만4000~4만5000원이었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공모 금액은 1547억~2047억5000만원, 시가총액은 1조2060억~1조5943억원이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투자가 대다수가 공모가 희망밴드를 한참 밑도는 2만5000~3만원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사주조합 청약도 신청률이 약 17%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사주조합으로 배정된 91만주 중 약 16만주만 청약 신청이 들어왔다.
일각에서는 쏘카가 공모를 철회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올해 증시 침체로 공모를 철회하는 기업들이 잇달아 등장한 점도 이 같은 우려를 키우는 상황이다.
실제 올해 현대엔지니어링·태림페이퍼·원스토어·SK쉴더스·현대오일뱅크가 잇달아 공모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이 가운데 현대오일뱅크는 기관 수요예측조차 진행하지 않은 채 IPO를 전면 중단했다. 나머지 기업들의 경우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공모가가 원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하자 상장을 포기했다.
다만 아직까지 희망은 남아 있다. 쏘카를 이끄는 박 대표가 상장 완주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지난 3일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증시가 좋아지길 기다리기보단 공모자금으로 인수·합병(M&A), 신사업, 기술 투자를 통해 멀리 갈 기회를 만드는 게 낫다”면서 “상장철회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쏘카가 공모가·공모주식수 등 공모구조를 변경해 잔여 상장일정을 진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쏘카는 총 공모 물량을 20% 줄이면서 2만8000원선에서 공모가를 제출한 일부 기관들에게 추가로 투자 주식 수를 써낼 의사가 있는지 의향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공모가는 기존 희망 공모가보다 17~40% 내린 2만8000원선에서 결정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쏘카의 경우 현재 사업 확대, 수익성 개선 등을 위해선 IPO 강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공모 자금의 절반 이상을 모빌리티 관련 기업의 M&A에 활용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아예 상장을 포기하는 결론이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쏘카는 오는 9일 공모가를 확정해 발표한 뒤, 10~11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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