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장사 비판 여파…신용대출·주담대·중금리대출 일제 인하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권 이자장사를 비판하며 금리인상 자제를 요청한 가운데, 지방은행권도 주요 여신상품의 금리를 인하하며 차주 품기에 동참하고 나섰다. 특히 중금리대출을 이용하는 취약차주를 타깃으로 대규모 금리인하에 나서며 포용금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그룹 은행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금리상한 주택담보대출'의 연간 금리 상한폭을 0.75%포인트(p)에서 0.50%p로 각각 인하했다. DGB대구은행도 상한폭을 기존 0.75%p에서 0.45%p로 인하했다. 

   
▲ 지방은행권이 주요 여신상품의 금리를 인하하며 차주 품기에 동참하고 나섰다. 특히 중금리대출을 이용하는 취약차주를 타깃으로 대규모 금리인하에 나서며 포용금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사진 왼쪽부터 BNK금융, DGB금융, JB금융./사진=각사 제공


변동금리 상품인 '금리상한 주담대'는 대출금리 상한폭을 설정할 수 있어 중·단기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반대로 금리 하락기에는 변동금리의 이점을 살려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해당 상품의 금리 상승폭 제한은 대출 실행 후 부산은행 최대 5년, 경남은행 최대 7년까지 각각 적용된다. 대구은행은 내년 7월까지 적용키로 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광주은행과 제주은행도 금리상한 주담대를 내놓을 계획이다. 

금리상한 주담대 외에도 일반 주담대와 전세자금 대출 금리도 인하하는 모습이다. 부산은행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이하 주담대 및 신규 전세대출 특별 우대금리를 0.30%p에서 0.50%p로 확대 시행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총 6000억원 한도로 운용된다. 대구은행은 청년 전세상품에 최대 5000만원 한도로 2%의 이자를, 신혼부부 전세상품에 최대 1억원 한도로 0.1~1.6%의 이자를 지원하고 있다. 

신용대출 금리도 인하했다. 부산은행은 지난 5월 '가계 원(ONE)신용대출'의 신규 금리를 최대 0.60%p 인하했고, 경남은행은 지난 6월 'BNK모바일신용대출'의 우대금리 감면폭을 최대 0.8%p까지 확대했다. 대구은행은 분할상환방식 신용대출의 대출 기간을 최장 5년에서 10년으로 늘려 원리금 부담과 DSR 부담을 덜어줬다. 

중금리대출 등을 이용하는 취약차주 돕기에도 적극적이다. 우선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7%가 넘는 고금리 대출의 이자를 최대 1%p까지 깎아주는 서민금융지원 외에도 취약계층지원, 재기지원 등에 자금을 공급할 예정이다. 부산은행이 7조 3380억원, 경남은행이 6조 3005억원을 3년간 공급한다. 대구은행은 서민대출상품인 '새희망홀씨대출'의 금리를 올 연말까지 신규 금리를 0.5% 추가 감면해준다. 

광주은행은 △서민금융 지원을 위한 포용금융대출 금리 2.0%p 인하 △신용보증재단 보증서담보대출 기한연장시 최대 1.0%p 인하 △개인사업자대출 만기 연장 시 금리 7.0% 초과대출 최대 1.0%p 인하를 시행한다. 전북은행은 금리인하요구권을 활용할 수 있는 중·저신용자를 선별해 1.3%의 금리를 감면해줬다. 

지방은행들이 일제히 대출금리 인하에 나서는 건 금융당국의 '이자장사' 비판을 의식한 행보로 해석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월 취임 후 은행권과 가진 첫 간담회에서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지나친 이익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며 "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금리를 산정·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급격한 급리상승에 예비 차주들이 대출을 받지 않으려는 점도 은행권의 선제적 대출금리 인하의 요인으로 꼽힌다.     

한 은행 관계자는 "잇단 기준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이자부담을 느끼는 취약차주를 보호하기 위해 일부 상품의 금리를 인하하게 됐다"며 "경기 침체 극복을 위해 지역민들에 대한 금융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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