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보험사들이 내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보험계리사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금융당국도 수요 증가 등을 고려해 시험 난이도를 조정하고 있다.
|
|
|
▲ 지난달 25일 용인 한화생명 연수원 라이프파크에서 보험계리사 2차 시험을 공부하는 직원들이 모여 칠판에 기출문제를 풀어보고 있다./사진=한화생명 제공 |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보험사에 소속된 계리사 수는 1141명으로 전년(1114명) 대비 27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생명보험, 손해보험 업계 1위 삼성생명(141명)과 삼성화재(133명)가 유일하게 100명 넘게 보험계리사 인력을 확보했다.
이외에 현대해상(84명), DB손해보험(70명), KB손해보험(67명), 한화생명(65명), 교보생명(56명), 신한라이프(56명) 등이 50명 이상의 보험계리사를 보유하고 있다.
보험부채 시가평가를 골자로 한 IFRS17 도입에 따라 보험업계는 계리사가 3000명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계리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수요에 비해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보험계리사는 상품 개발, 보험료·책임준비금 산출, 리스크 관리 등 수리적인 통계가 들어간 업무에 전반적으로 참여한다. 특히 위험에 대한 평가가 반영되기 때문에 책임준비금을 어느 정도 책정하느냐에 따라서 보험사의 손익과 리스크가 크게 달라진다.
이에 보험사들은 직원들에게 자격증 취득을 독려하는 등 계리사 양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보험사 재직 5년이 지나면 계리사 1차 시험이 면제된다.
한화생명과 동양생명은 지난달 31일에 치러진 보험계리사 2차 시험에 대비해 자사 직원들의 자격증 공부시간 확보 차원에서 연수원 이용 및 휴가를 제공했다.
한화생명은 올해 4월 입사한 신입사원 11명과 기존 직원 2명 등 총 13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8일부터 29일까지 용인 한화생명 라이프파크에서 잡오프(Job-off) 과정을 진행했다. 이들은 잡오프 기간 동안 본사 63빌딩이 아닌 용인 라이프파크에서 합숙하면서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공부에만 전념했다. 업무를 하지 않았어도 월급과 수당 등은 이전처럼 지급된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는 “업무 공백에 대한 염려는 내려놓고 오로지 보험계리사 공부에만 매진할 것”을 강조하기도 했다.
동양생명도 지난달 말 계리사 2차 시험을 대비 중인 자사 직원들에게 총 5과목 중 잔여 과목별로 3~5일의 특별 휴가를 부여, 이를 활용해 시험을 준비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당국도 보험계리사 시험 제도를 지속적으로 완화하고 있다. 올해부터 1차 시험에 포함되는 공인영어시험 인정 범위를 기존 토익, 토플, 텝스에 더해 지텔프(G-TELP), 플렉스(FLEX)로 확대 적용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수학과, 통계학과 등을 전공한 대학생들은 주로 보험계리사 자격증을 공부할 정도로 인기가 많지만 시험이 어려워 수요에 비해 인력이 많지 않다”며 “상품 개발부터 보험사의 전반 업무에 계리사가 필요할 정도로 수요가 많다보니 이직이 잦기도 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