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택가격 기준 까다로워 수혜층 미지수…보금자리론 금리 0.35%p↓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잇단 대출금리 인상으로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차주들을 위해 '우대형 안심전환대출'을 내놓는다. 3%대의 고정금리로 대출을 갈아탈(대환) 수 있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한편으로 집값 기준이 수도권 주택 중위가격에 크게 못미치고, 소득기준도 크게 제한돼 실제 수혜를 누릴 차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11일 금융위원회와 주금공에 따르면 주금공은 다음달 15일부터 안심전환대출을 출시한다. 안심전환대출은 제 1·2금융권에서 받은 변동금리·혼합형금리 주담대를 주금공의 장기·고정금리 주담대로 대환하는 상품이다. 정부는 최근 잇단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자부담이 커진 변동금리 주담대 차주들을 돕기 위해 이 상품을 새롭게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잇단 대출금리 인상으로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차주들을 위해 '우대형 안심전환대출'을 내놓는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해당 상품은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 이하(건강보험료 납부내역 인정소득, 미혼은 본인 소득), 주택가격 4억원 이하(신청일 기준 KB시세)인 1주택자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최대 2억 5000만원까지 대환할 수 있으며, 대출잔액이 최대치를 초과하는 경우 초과분을 차주가 스스로 상환해야 한다. 또 대환하더라도 기존 대출잔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대출할 수 없다. 대환에 따른 기존 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는 면제된다. 기존 상품이 고정금리 주담대이거나 정책모기지(보금자리론, 적격대출, 디딤돌대출)일 경우 신청할 수 없다. 

금리는 'u-보금자리론'에 견줘 0.45~0.55%포인트(p) 낮게 형성됐다. 대출 만기별로 '기본형'은 △10년 연 3.80% △15년 연 3.90% △20년 연 3.95% △30년 4.00% 등이다. 만 39세 이하이면서 연소득 6000만원 이하의 '저소득 청년층'은 기본형보다 기간별로 0.10%p 감면된 금리로 이용할 수 있다. 지난 5일 기준 시중은행 혼합형 주담대 금리가 연 3.88∼5.79%에 형성된 점을 고려하면, 대환이 유리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담보물은 '주택'으로 구분되는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단독주택(다가구주택 포함) 등이다. 상가주택 등 복합용도 건물의 경우 주택면적이 2분의 1 이상이면 신청할 수 있다. 오피스텔은 주거용으로 쓰이더라도 '업무용 시설'로 인정되는 만큼, 이번 수혜대상에서 제외된다. 

주택 매입 후 타인에게 전·월세로 내어준 경우에도 안심전환대출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전세권 설정액만큼 담보가치가 차감돼 대출한도가 축소될 수 있다. 

주금공은 단기간 대량의 대출심사가 진행될 것을 우려해 주택가격별로 신청시기를 구분했다. 주택가격 3억원 이하인 차주는 다음달 15일부터 28일까지, 주택가격 4억원 이하인 차주는 10월 6일부터 13일까지 신청할 수 있다. 6대 은행(KB국민·IBK기업·NH농협·신한·우리·하나)을 이용 중인 차주는 해당 은행에서, 그 외 은행과 제2금융권(저축은행, 보험사 등)을 이용 중인 차주는 주금공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상품을 신청하더라도 대출실행까지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주금공 측은 대출심사에 최소 4주, 최대 12주 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고, 10월~12월께 대출이 실행될 예정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신청분이 안심전환용으로 편성된 예산 25조원을 초과하면, 주택가격이 낮은 순으로 심사 대상자를 선정해 대출심사를 진행한다. 

정부가 주금공을 통해 파격적인 대환상품을 출시하지만 이를 실질적으로 누릴 수 있는 수혜층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소득기준이 보금자리론과 동일한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으로 묶인 탓이다. 

특히 주택가격 기준이 수도권 주택 중위가격에 크게 못미치는 '최대 4억원'으로 묶인 탓에 생색만 내는 정책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매매 중위 가격은 5억 1427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10억 9291만원, 수도권 7억 7396만원이다.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가격의 하위 20% 평균이 5억 8195만원이라는 점에서 이번 안심전환대출의 기준치를 크게 상회한다. 

한편 주금공은 이달 보금자리론 금리를 17일부터 0.35%p 인하한다. 국고채 금리가 안정된 데다, 취약계층의 이자부담이 커진 점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따라 u-보금자리론 금리는 △10년 4.25% △15년 4.35% △20년 4.40% △30년 4.45% △40년 4.50% △50년 4.55% 등이다. 주금공 홈페이지에서 대출 신청시 금리를 감면해주는 아낌e-보금자리론은 이보다 기간별로 각각 0.10%p 낮게 형성됐다. 

주금공 관계자는 "국고채 금리가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을 반영, 취약계층의 상환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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