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개 생명보험회사 출연금으로 운영하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7대 사업 중 하나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10년만에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설치가 마침내 의무화됐다. 지난 1월 인천어린이집 아동 폭행사건으로 사회적 공분이 극에 치달은 이후 어린이집에 대한 관심이 쏠리면서 얻어낸 '재수' 성공이나 다름없다. 

물론 사생활 침해나 효용성에 문제가 있긴 했지만 부모들이 CCTV 설치 의무화를 원했던 어린이집 아동 학대 방지 처방이다. 이로써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겼던 부모들의 걱정은 한시름 줄 게 됐다. 

이런 가운데 한 재단에서 이같은 우려를 말끔히 해소하기 위해 전국 요소요소에 어린이집을 짓겠다는 야심찬 곳이 있어 기자가 찾아봤다. 이곳은  일명 '생명숲어린이집'으로서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맞벌이 가정 등의 출산을 독려하고 지역공사회공헌사업을 하고자 세운 어린이집이다.  

지난 29일 찾은 종로생명숲어린이집은 종로구 평창문화로에 위치한 곳으로 여타 어린이집과 달리 생명숲 이름에 걸맞게 꾸며져있었다.
 
   
▲ 종로생명숲어린이집이 어린이날 행사로 뻥과자 오감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아이들이 몸과 마음이 튼튼하게 자라고 인성이 바르게 자라 사회에 사랑을 실천하게 되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자연 동식물과 친하게 뛰어놀 수 있는 ''을 착안해 이름을 짓게 됐으며 어린이집을 지을 때 조건도 인근의 공원이 있는 곳을 주로 선별하는 편이라고 한다.
 
종로생명숲어린이집도 이러한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의 설립 취지에 맞게 친환경 소재를 이용한 시설들로 이뤄져있었다. 아이들의 교재교구도 친환경 소재로 이뤄져있었으며 아이들의 눈높이가 120cm정도라고 감안해 보이는 곳들을 나무소재를 사용해 건축이 돼 있었다.
 
시설은 영유아 1인당 정부 기준 보육면적(2.64)2배가량으로 240여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지만 아이들의 넓고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118명 정도의 정원만 받고 있다.
 
이밖에도 종로생명숲어린이집에서는 아이들을 배려한 시설들이 요소요소 눈에 띄었다. 놀이터는 쥐, 고양이 등의 오물, 오염으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옥상에 마련돼 있었으며 엘리베이터의 경우도 아이들이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앞에 나무문을 설치하고 어른의 키높이에 있는 카드를 찍어야지만 작동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놨다.
 
교육 커리큘럼도 남달랐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의 이사장인 이시형 박사의 철학이 교육프로그램에도 녹아 들어있었다.
 
특히 세로토닌 키즈 프로그램이 눈에 띄었다. 세로토닌은 뇌신경 전달물질 중 하나로 아이들에게 행복감을 주고 집중력, 창의력, 감정 조절 능력, 자존감 등을 향상시켜주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에 종로생명숲어린이집에서도 식습관, 몸습관, 마음습관으로 분류해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우선 아이들이 충분히 많이 씹어 먹고 식사시간에 즐겁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많이 할 수 있도록 식습관을 길러주려고 하고 있다. 또한 걷기와 체조 등 몸운동을 자주하는 몸습관을 자리 잡게 해주고 있다.
 
마음습관은 아이들이 좋은 말을 자주하도록 하고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자주 갖도록 하고 있다. 자연과 친하게 지내도록 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어린이집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할 수 있도록 세로토닌 키즈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단순히 좋은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좋다는 말을 아이들에게 해주기보다는 말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밥을 똑같은 용기와 조건에 두고 한쪽에는 '너무 예뻐', '고마워', '사랑해' 등 좋은 말을 계속 해주게 하고 다른 한쪽에는 '너는 못생겼어', '짜증나', '미워' 등의 좋지 않은 말을 하게 했다. 이후 시간이 경과했을 때 좋은 말을 해준 쪽에서는 하얗고 비교적 예쁜 곰팡이가 자라고 반대쪽에서는 검은색 곰팡이가 피어난 것을 보여주면서 말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주기도 한다.
 
또한 샴푸 등이 자연환경에 미치는 나쁜영향을 보여주기 위해 어항에 깨끗한 물을 담고 금붕어를 넣어 샴푸와 세재, 오물 등을 넣어 물고기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함으로써 자연환경을 아껴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하기도 하는 등 체험실험을 반복적이고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종로생명숲어린이집에서 어린이날을 맞아 과학마술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미술심리치료도 차별화된 교육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전문 임상치료사를 원내에 파견해 방문 치료를 한다. 1년에 2~3번 정도 있는 미술심리치료는 1번 할 때 12회 정도를 해 약 3개월간 진행된다. 모든 아이들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고 원내에서 정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이들을 선정해 미술치료를 하고 학부모와 담임교사와 상담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실제 이로 인해 한 아이는 치료 전 가정환경에 대한 불안감과 긴장감이 높았지만 미술치료를 하고 난 이후 가정에서의 안정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긍정적 사고를 하려는 스스로의 노력이 이루어지는 등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책사랑 책누리 프로그램도 특별하다. 영유아기 독서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책품앗이, 책릴레이, 책플레이 등 3가지 방식을 진행한다. 책품앗이는 아이의 부모가 아이들의 교실에 직접 방문해 동화구연을 해주거나 연극 등 책을 읽어주는 것이다. 이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부모들의 호응도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관계자는 "책품앗이는 부모님들의 신청을 받아하는데 꾸준히 신청이 들어오고 아이들도 '우리 엄마가 와서 책을 읽어줬다', '내 친구 엄마가 와서 해줬다' 등 아이들의 호응도 너무 좋은 편이라고 한다""아이들의 자존감과 책에 대한 흥미를 높여주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책릴레이는 주 1회 아이들이 좋아하거나 최근에 읽은 책을 어린이집에 가져와 친구들에 소개하고 함께 읽는 것이며 책플레이는 매일 책 1권 이상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읽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아이들이 선한 영향력을 가진 리더로 길러주기 위해 창의·인성 리더십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이선우 종로생명숲어린이집 원장은 이날 열린 기자 현장간담회에서 "우수한 어린이집 모델이 돼 다른 어린이집들도 질 높은 보육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은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 신한생명 등 19개 생명보험사에서 모인 사회공헌기금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자살예방 지원사업, 저출산 해소와 미숙아 지원사업, 어린이집 건립과 보육사업, 희귀 난치성 질환자 지원사업, 저소득 치매 노인 지원사업, 건강증진 지원사업, 사회적 의인 지원사업 등 총 7대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