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희연 기자]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수해 복구 자원 봉사 현장에서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제 경솔한 말로 인해 상처받고 분노를 느꼈을 국민들께 평생 반성하고 속죄하겠다"라며 고개를 푹 숙였다.
하지만 김 의원의 거듭된 사과에도 '피해 복구가 아니라 쇼 하러 온 것'이라는 비판 여론은 가라 앉지 않고 있다.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자 당내에서조차 김 의원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를 소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받고 있다.
지난 8일부터 시작된 집중 호수로 서울 곳곳이 물에 잠기면서 인명피해와 함께 주택이 파손침수 되는 등 수재민이 발생했다. 이에 국민의힘 지도부와 의원 40여 명은 이날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위치한 침수 피해 현장을 찾아 피해 복구 자원 봉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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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전날 수해 복구 자원봉사 현장에서 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 발언에 대한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마치고 소통관을 나서고 있다. 2022.8.12./사진 =연합뉴스 |
김 의원도 이날 침수 피해 복구 자원 봉사에 참여했다. 한 빌딩 지하 식자재 창고 정리를 위해 대기 중이던 김 의원은 옆에 있던 권 원내대표를 향해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말했다. 이에 옆에 함께 있던 임이자 의원이 김 의원의 팔을 툭 치며 촬영 중인 방송사 카메라를 손으로 가리켰고, 권 원내대표는 아무말 없이 허공만 응시했다.
김 의원의 발언은 주 위원장이 “내 집이 수해를 입은 것처럼 최선을 다해 일해달라. 수재민들의 참담한 심정을 놓치지 말고, 장난치거나 농담하거나 사진 찍는 일도 안 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 한 직후에 나왔다.
해당 발언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 커뮤티니를 통해 삽시간에 퍼지면서 비판 여론이 들끓자, 김 의원은 "제 개인의 순간적인 사려깊지 못함에 대해 사과 드린다"라며 사과했다. 이어 12일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국민 여러분 정말 죄송하다. 제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다. 다시 한 번 무릎 꿇고 사죄드린다"라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김 의원은 당내 자신을 향한 윤리위 징계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의식한 듯 "이번 일로 당이 저에게 내리는 그 어떤 처분도 달게 받겠다"라며 "제가 가진 유일한 직책인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직도 내려놓겠다"라고 자세를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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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당원들은 11일 오전 수해를 입은 서울 동작구 사당동 일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사진=국민의힘 |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국회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해할 수 없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켜서 정말 참담하다. 국민과 당원께 낯을 들 수 없는 지경”이라며 "(김 의원에 대해) 윤리위 절차를 밟지 않을 수 없을 듯하다"고 징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12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김성원 의원의 발언은 같은 당의 일원이지만 부끄러울 따름"이라며 "여당 의원이 수해 현장 봉사가서 할 소리냐"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속히 윤리위를 열어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도 지난 11일 저녁 CBS라디오 '한판승부'를 통해 "(김성원 의원의 발언으로) 지금 국민의힘이 국민의짐이 된다고 하는 것"이라며 "요즘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세게 나가지 않느냐. 윤리위원회 소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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