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오는 4일까지 이어지는 중국 노동절 연휴에 대한 기대감에 관련주를 중심으로 국내 증시가 들썩이고 있다.

연휴 기간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며 화장품주 등 유커 수혜주들의 주가도 오르지 않겠느냐는 기대감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유커 수혜는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면서도 엔저 심화로 당분간 환율을 주시하며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올해 들어 꾸준한 랠리를 펼쳐온 화장품주는 지난 4월 한 달 동안에만 주가가 12.11% 올랐다. 레모나를 앞세운 경남제약을 비롯한 제약주가 17.18% 올랐다. 의류주(12.07%), 호텔·레저주(6.30%), 레저용품주(11.23%) 등도 상승했다.

백화점이 중국인 '큰손' 관광객을 잡으려고 마케팅을 강화한 가운데 백화점주도 4월 한 달간 4.23% 올랐다. 운송주는 4.62% 올랐다.

노동절 연휴 기간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을 찾아 지갑을 열면서 이른바 '노동절 특수'를 누릴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는 노동절 연휴 기간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6% 늘어난 1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전 우리나라의 경험에 비춰 볼 때 중국에서 쏟아져 나오는 관광객은 향후 2∼3년간 한국과 일본 등에 집중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유커 수혜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엔화 약세가 단기적으로 부담 요인인 것은 맞지만 실제로 관광지 현지에서 물건을 사는 중국인 관광객의 비율은 한국이 더 높다"며 "화장품, 항공주의 수혜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노동절 연휴라고 해서 모든 관련주가 특수를 누리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엔화 약세로 중국인의 발길이 '명동'이 아닌 '도쿄 긴자'로 향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면세점 가격 경쟁력도 이미 일본이 앞지른 상태다.

실제로 지난 1∼3월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방문객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93%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을 찾은 중국인 방문객수는 37.6% 늘어나는데 그쳤다.

여기에 중국의 수입 관세인하 등 국내 소비수요 확대 방안과 맞물리며 한동안 상승세를 보이던 관련주가 지난달 30일에는 줄줄이 하락하기도 했다.

LG생활건강(-6.97%)을 비롯해 한국화장품(-4.63%), 한국화장품제조(-5.22%), 에이블씨엔씨(-3.93%), 한국콜마(-1.36%) 등 화장품주가 잇달아 하락세를 보였다.

면세점을 운영하는 호텔신라(-3.60%)를 비롯해 베이직하우스(-6.61%), 하나투어(-2.30%), 대한항공(-2.55%), 아시아나항공(-2.17%), 롯데쇼핑(-0.58%) 등도 떨어졌다.

과거 사례를 봐도 이들 종목에 대한 투자가 항상 수익으로 연결된 것만은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수혜주인 화장품주와 제약주의 경우 노동절 연휴를 전후로 한 지난 2013년 4∼5월 두달새 주가는 오히려 각각 7.11%, 6.71% 떨어졌다.

백화점주는 2013년 4월과 5월 각각 0.51%, 7.47% 떨어졌으며 2014년 4월과 5월에도 2.97%, 5.27% 하락했다. 호텔·레저주는 2013년 4∼5월 두달간 10.08% 올랐지만 2014년 4∼5월에는 1.05% 오르는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업종 혹은 종목별로 수익이 엇갈리는 만큼 노동절 특수에 대한 기대감만으로 관련주에 무조건 투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상무는 "미리 여행을 예약하고 떠나는 것이기 때문에 엔화의 약세가 당장 이번 노동절 연휴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일본에 비해 한국의 여행 메리트가 줄어드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박 상무는 "중국 관광객이 일본으로 많이 가고 있고 일본 면세점의 가격 경쟁력이 역전됐기 때문에 향후 환율이 중국 수혜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앞으로 환율에 대한 부분을 주시하면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