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4·2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4곳 모두참패를 당하는 혹독한 신고식을 치뤘다. 비록 사과는 했지만 리더십과 책임론에 휩싸이면서 후폭풍도 만만치 않은 형세다.

위기의 새정치민주연합은 당의 혼란을 우려, 문재인 대표의 대표직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며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비노와 친노로 갈라져 갈등을 빚고 있는 당내 역학구도로 볼 때 친노는 문 대표를 감싸겠지만 비노는 공격의 강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 4·29재보선에서 참패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사면초가에 빠졌다./사진=연합뉴스
당장 지난해 7·30 재보궐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물러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반응도 대조적이다.

김한길 전 대표는 9개월 전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할 때 “이겨야 할 선거에서 졌다”며 물러났다. 김한길 전 대표는 이번 선거에 대해서도 “이겨야 할 선거에서 졌다”는 똑 같은 반응을 보였다.

김한길 전 대표의 반응은 사실상 ‘책임론’에 몰려 물러났던 자신의 입장을 그대로 나타낸 것은 문재인 대표의 책임을 묻는 것이나 다름없다. 문재인 대표의 사퇴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지만 내심 내년 총선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낸 것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이에 반해 김한길 전 대표와 공동 책임을 지고 함께 물러났던 안철수 전 대표는 문재인 대표와 만남을 통해 5월 7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 합의추대론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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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대표의 이 같은 제안은 원내대표 선거를 경선으로 치를 경우 또 다시 갈등이 표출될 것을 우려해 제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철수 전 대표는 문재인 대표와의 만남에서 4·29 재보궐선거 참패로 흐트러진 당의 분위기를 하루 빨리 바로잡아 대표로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을 요구한 것이지만 사실상 쉽지 많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당심과 함께 민심도 크게 흔들렸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선거에서 텃밭이자 심장과 같은 광주 서구를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정배 전의원에게 빼앗겼다.

안철수 전 대표의 주문에 문재인 대표는 고민해 보겠다고 답을 했지만 사실상 패장이나 마찬가지인 문 대표의 의중을 원내대표 출마자들이 과연 받아들일지도 의문이다.

4·29 재보궐선거 참패로 입지가 약화된 문재인 대표가 숨 돌림 틈도 없이 또 다른 시험대인 원내대표 경선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향후 입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