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20·30대가 전세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에서 빌린 돈이 3년도 채 되지 않아 약 42조원 급증하면서, 잔액기준 100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20·30대가 전체의 61%를 차지해 치솟는 대출금리에 직격타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6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서울 강동갑·기획재정위원회)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보한 '은행권 전세자금대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현재 20·30대가 은행에서 빌린 전세대출 잔액은 96조 3672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말 94조 1757억원 대비 4개월간 2.3%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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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30대가 전세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에서 빌린 돈이 3년도 채 되지 않아 약 42조원 급증하면서, 잔액기준 100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하지만 비교범위를 2019년까지 늘리면 증가세는 확연히 드러난다. 이들 계층의 전세대출 잔액은 2020년 말 76조 1787억원으로 1년 전 54조 7381억원 대비 39.2% 폭증했고, 지난해 말에는 94조 1757억원으로 2020년 말보다 23.6% 급증했다. 4월 말 대출잔액을 2019년 말과 견주면 잔액 증가율은 76.1%(41조 6291억원)에 육박한다.
전세대출을 보유한 20·30대 차주도 4월 말 현재 81만 6353명으로 전체 133만 5090명의 61.1%를 차지했다. 지난 2019년 말 52만 2036명(56.5%) 대비 약 4.6%포인트(p) 증가했다. 특히 증가율을 놓고 보면, 20대가 4월 말 22.3%를 차지해 2019년 말 17.4% 대비 4.9%p 증가했다. 30대 비중이 같은 기간 38.9%로 2019년 말 39.1%와 비슷했다는 점에서 20대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이처럼 전세대출 시장이 20·30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한 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오판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우선적으로 임대차 3법과 대출규제 등이 집값을 자극하면서 201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대출잔액 폭증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최근 대출금리 급등으로 전세를 기웃거리던 수요자들이 대출을 자제하면서 증가세는 다소 둔화됐다. 전세대출의 지표금리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급증하면서 이자부담도 덩달아 커진 까닭이다.
지난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38%로 전달 대비 0.4%p 증가했다. 지난해 6월 0.92%였던 것에 견주면 2배 이상 증가했다. 은행권의 전세대출은 6개월, 1년마다 금리가 변동되는 상품이 많아 요즘과 같은 금리 상승기에는 차주들의 이자부담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특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25일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경우 코픽스도 추가 상승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차주들의 전세 이자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여기에 집값 폭등에 따른 보증금 인상으로 전세 만료를 앞둔 세입자들이 전세 대신 월세로 밀려난 영향도 큰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30대의 전세 선호 현상이 여전한 만큼, 전체 차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당분간 60%대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진 의원은 "전세대출 금리가 폭등해 이자 부담 증가 등 금융취약계층 주거환경 악화로 이어지는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다"며 "주거는 국민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 만큼, 실수요자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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