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신용카드사들이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사에 맞서 하나의 카드사 간편결제시스템(앱카드)에서 여러 카드사의 간편결제를 지원하는 ‘오픈페이’를 선보인다. 그러나 삼성카드, 현대카드에 이어 우리카드도 참여를 유보하면서 오픈페이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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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미디어펜 |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오픈페이는 내달 말 오픈을 목표로 중계시스템 개발에 막바지 작업 중이다. 각 카드사 서비스 오픈 일정은 올해 하반기 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 등 8개 전업 카드사가 참여한 모바일협의체는 지난해 ‘앱카드 상호 연동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규격’ 개발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먼저 참여를 확정한 카드사들은 올해 2월부터 모바일실무협의체에 오픈페이 시스템 개발을 위한 전문 분과를 개설하고 시스템 구축을 시작했다.
오픈페이는 은행권 오픈뱅킹과 같은 개념으로 현재 각 카드사의 앱카드에서는 자사 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으나 오픈페이가 출시되면 신한카드의 앱카드인 신한페이판에 신한카드뿐만 아니라 KB국민카드 등 다른 카드사의 카드도 등록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오픈페이를 구축하려는 것은 온라인 결제시장이 커지면서 간편결제업체들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일평균 간편결제 이용액은 2020년 4492억원(1454만건)에서 2021년 6065억원(1981만건)으로 35% 증가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거리두기로 온라인쇼핑 등 비대면 소비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해 일평균 간편결제 이용액의 49.7%, 이용건수의 56.7%는 전자금융업자를 통해 이뤄졌다. 반면 은행, 카드사 등 금융회사의 간편결제 비중은 각각 15.3%, 27.6%에 그쳤다.
이에 카드사들은 간편결제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변화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삼성카드, 현대카드, 우리카드 등의 참여 여부가 불투명해 오픈페이가 반쪽짜리 서비스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새로 시작하는 서비스다보니 실제적으로 효과가 있는지 운영되는 경과를 지켜보면서 참석 여부를 결정하려고 한다”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삼성전자가 운영 중인 ‘삼성페이’가 이미 간편결제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은 상황이다.
우리금융은 최근 우리은행 계좌나 우리카드를 보유하지 않은 고객도 사용할 수 있도록 ‘우리페이’를 고도화했다.
삼성카드, 현대카드, 우리카드가 불참한다면 이를 제외한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롯데카드, 하나카드, BC카드 등 5개사의 카드만 연동해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현재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에서는 보유 중인 모든 카드사의 카드를 등록해 골라서 사용할 수 있는데다 이미 시장을 선점한 상황으로 오픈페이가 간편결제시장에서 얼만큼의 영향력을 갖게 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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