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 하락에 변액보증준비금 손실 확대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사들이 금리 급등과 주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특히 생보업계 빅3으로 불리는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의 순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각사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42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63.5%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59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6% 줄었다.

지난해 1분기 순이익(1조881억원)이 삼성전자의 특별배당(6470억원)으로 일시적으로 크게 늘었던 것이 기저효과로 작용해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증시 부진으로 변액보증준비금 손실이 확대된 것도 순이익 감소 요인이 됐다. 증시 하락에 따른 변액보증준비금 손실은 올 상반기 5000억원에 달했다.

다만 2분기만 보면 당기순이익은 155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2.8% 증가했다. 보험 본연의 이익인 사차익과 비차익이 전년 동기 대비 53.2% 증가한 4025억원을 기록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화생명은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3314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29.7% 감소했다. 한화손해보험 등 자회사를 제외한 한화생명 별도 기준 순익은 1067억원으로 57.5%나 줄었다.

한화생명은 급격한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매각익 감소와 상반기 실시한 특별상시전직지원 위로금 등 일회성 비용으로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교보생명은 지난 16일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5% 줄어든 320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6.0% 감소한 4526억원에 그쳤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물가 상승,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수익성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K-ICS 등 자본규제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단기채를 매도하고 장기채에 투자하는 자산운용 전략을 통해 자산 듀레이션을 확대하는데 주력해왔다”며 “이러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 과정에서 채권 매각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해 기저효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생보사들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은 금리 상승으로 보유하고 있는 채권이 평가 손실이 커진 탓이다.

자산시장 하락의 경우 변액보험의 보증 손실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변액보험은 판매 시점의 예상 수익률보다 실제 투자 수익률이 낮아질 경우 회사가 그 차액만큼의 보증준비금을 적립해야 한다. 증시가 하락하면 적립해야 하는 변액보증준비금 규모가 늘고 그만큼 순익은 감소하게 된다.

생보사들의 이같은 실적 부진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증시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데다 저축성보험과 변액보험에 종신보험 등 보장성보험 판매 부진으로 수입보험료도 줄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