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코픽스 0.52%p↑, 시중은행 주담대 변동금리 최고 연 6.15%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달 한 번에 금리를 0.50%포인트(p)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으면서, 은행권 7월 신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전달보다 0.52%p 올랐다. 역대 최대 인상폭이다. 변동·혼합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해 전세자금대출을 받은 개인 차주들이 모두 대규모 금리 인상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당국이 예대마진 장사를 경고한 바 있지만 금리인상에 따른 조치인 만큼 차주들의 이자 리스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은행연합회가 공시한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6월 2.38% 대비 0.52%p 높은 2.90%로 집계됐다. 신규 취급액 코픽스가 발표된 2010년 1월 이후 12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 한국은행이 한 번에 금리를 0.50%포인트(p)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으면서, 은행권 7월 신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전달보다 0.52%p 올랐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코픽스는 시중은행 8곳(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SC제일·한국씨티은행) 예·적금과 금융채 등으로 조달한 자금의 가중 평균 금리로, 주담대나 전세대출 변동금리를 산출하는 데 쓰인다. '신(新) 잔액기준 코픽스'도 1.62%로 한 달만에 0.20%p 올랐다. 

코픽스 금리 인상에 따라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날부터 신규 주담대 변동금리에 코픽스 금리를 반영했다. 은행별로 KB국민은행의 주담대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는 3.92∼5.32%에서 4.44∼5.84%로, NH농협은행은 4.01∼5.01%에서 4.53∼5.53%로 조정됐다. 우리은행은 4.79∼5.59%에서 5.31∼6.11%로, 상·하단 모두 0.52%p씩 인상됐다. 신한은행은 4.50~6.15%로 조정됐고, 하나은행도 4.680~5.980%로 올랐다.  

전세자금대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차주가 이용 중인 대출상품이 신규·신잔액 코픽스 중 어떤 금리를 기반으로 이용하느냐에 따라 금리 인상분이 각각 적용될 전망이다. 

이처럼 코픽스 금리가 인상하면서 은행들의 우대금리 확대 및 금리인하 조치도 무색해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 6월 은행권의 가파른 대출금리 인상을 지적하며 '이자장사'를 경고하자 은행들은 일제히 금리를 인하했다. 하지만 이번에 코픽스 금리가 인상됐고, 추가 기준금리 인상도 가시화되고 있어 이러한 효과가 희석될 전망이다. 

또 변동금리가 급등하면서 정부가 추진 중인 안심전환대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지만 수혜계층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안심전환대출은 1·2금융권에서 변동·혼합형금리로 받은 주담대를 주택금융공사의 장기·고정금리 모기지로 대환해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는 9월 15일부터 신청·접수가 시작된다. 금리는 만기별로 10년 연 3.8%부터 30년 연 4.0%까지 형성됐다. 

다만 소득기준이 보금자리론과 동일한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원'으로 묶여 있고, 주택가격 기준도 수도권 주택 중위가격에 크게 못미치는 '최대 4억원'으로 묶여 있어 실제 수혜를 누릴 계층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전세로 거주 중인 세입자를 위한 금융대책은 별도로 마련되지 않아 서민계층을 중심으로 당분간 이자부담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점치며 대출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코픽스 인상 여파로 주담대나 전세대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금리가 앞으로 2~3번은 더 인상할 텐데, 또 오르게 된다면 (변동금리 차주들이) 전체적으로 부담이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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