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그린다며 고양이...수명연장 감안시 재정절감 몽땅 사라져

용두사미로 끝났다. 말만 화려했다. 결과는 국민을 속이는 수치의 나열이었다. 국민혈세는 거의 줄지 않았다. 지금도 국민세금 60억원이, 내년엔 100억원이 공무원연금 적자를 보전해주는 데 펑펑 들어간다.

100만공무원과 그 가족들을 잔뜩 의식한 정치권이 시늉만 냈다. 이런 공무원연금개혁을 한다며 왜들 그렇게 난리를 쳤는지 이해가 안간다. 새누리당이 국민과 당정을 분열시키려는 새정치민주연합과 공무원노조에 질질 끌려다니다가 하나마나한 합의안을 만들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1일 우여곡절 끝에 타결했다는 공무원연금개혁안은 국민을 철저히 눈속임하고 있다. 여야는 이번 타결에서 현행 기여율과 지급률을 그대로 2085년까지 이어갈 때의 재정부담을 300조원가량 줄였다고 생색을 냈다. 이것은 공무원들의 수명연장을 감안하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연금을 받는 공무원들의 수명이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재정절감 효과가 몽땅 사라질 뿐이다.

여야 합의안은 실질적으로 국민혈세 부담을 줄인 노력이 없다. 연금 지급률을 현행 1.9%에서 2035년에 1.7%로 인하될 뿐이다. 기여율도 현행 7%에서 5년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9.0%로 오를 뿐이다. 국민세금으로 과도하게 지급한 퇴직공무원들의 연금액은 20년에 걸쳐 강아지 오줌싸듯 찔끔찔끔 줄인다는 방침이다. 공무원들이 부담하는 보험료는 서서히 눈에 안띄게 올리겠다고 한다. 공무원들이 받은 연금 지급액은 향후 5년간 하나도 줄어들지 않는다.

여야의 합의안을 보면 분통이 터진다. 이 정도의 미지근한 개혁안을 갖고 대타협을 이뤘다고 정치권이 자랑하는 것은 후안무치하다. 여야의 합의안은 국민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야합에 불과하다.

   
▲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1일 합의한 공무원연금개혁안은 국민혈세를 거의 줄이지 않았다. 공무원들의 자연수명을 감안하면 300조원의 재정절감은 몽땅 사라질 뿐이다. 새누리당은 책임감을 갖고 국민혈세를 줄이는 강도높은 개혁안을 내놓아야 한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 맨앞)와 우윤근 새민련 원내대표(오른쪽 맨앞) 등 여야 대표들이 1일 용두사미로 끝난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대통령은 공무원연금을 손보지 않으면 재정에 극심한 부담을 가져온다고 경고했다. 하루 60억원씩 국민세금이 투입되는 공무원연금을 지금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다음세대들이 고스란히 그 빚을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공무원들이 우리 자식들의 신용카드를 미리 갖다 쓰는 것은 안된다고 강조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아예 공무원과 박근혜정부를 이간질시키려 혈안이 됐다. 4.29 재보선 때 얄팍한 승리를 기대하고, 애매모호한 개혁안을 내놓는데 급급했다. 문재인대표는 한술 더떠 공무원연금개혁을 절감한 것을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을 강화하는데 전용하자고 요구했다. 새누리당도 개혁안의 합의를 위해 공적연금 전용방안을 수용했다.

표만 생각하는 정치권에 공무원연금개혁을 맡긴 것이 패착이었다. 자신들이 내는 것에 비해 과도하게 받는 공무원연금개혁은 손이 피를 묻히지 않고는 달성하기 힘들다. 차기 선거만 의식하는 여야가 짬짜미해서 시늉만 낸 공무원연금개혁을 만들어놓았다. 호랑이를 그린다고 큰소리를 치고는 고양이도 그리지 못했다. 

   
▲ 공무원연금개혁 협상에서 공무원노조는 배제해야 한다. 국민들이 내는 세금으로 과도하게 혜택을 보는 공무원노조를 협상에 참가시키는 것은 개혁을 하지 말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연합뉴스

집권여당은 새누리당은 이번 합의안 발표를 연기해야 한다. 과감한 개혁안을 내놓아야 한다. 야당과의 합의에 급급해서 국민혈세부담을 절감하지 않은 미봉책은 안된다. 국민이 두렵지 않은가? 김무성대표가 강조한 대로 우리 자식과 손자들의 신용카드를 펑펑 쓰는 것을 그대로 방치할 것인가? 여당리더라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여권의 차기주자라면 제대로 된 개혁안을 내놓아야 한다. 표를 의식하지 말고, 국민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한다.

김무성대표는 재보선 선거 승리후 공무원연금개혁과 공공 금융 노동 교육 등 4대개혁을 착실히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중단없는 개혁을 약속했다. 그 약속을 제대로 지켜야 한다.

정부와 여야는 공무원연금 개혁에 수혜 당사자들인 공무원들의 참여를 배제해야 한다. 국가경제와 재정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기득권만을 지키려는 공무원노조를 협상에 참가시키는 것은 개혁을 하지 말자는 것과 같다.

여당은 공무원노조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이들은 그동안 공무원연금개혁을 촉구하는 글이나 칼럼 등에 댓글을 달아 100만 공무원표와 그 가족표 등 400만표 이상을 새정치민주연합에 몰아줄 것이라고 협박했다. 새민련은 정부와 공무원을 분열시켜 어부지리를 얻으려고 했다. 모호한 개혁안으로 일관했다. 공무원노조는 이런 새민련을 우군으로 악용하려 했다. 문재인의 새민련을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무력화시키는 지렛대로 활용하려 했다.

4.29 재보선은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줬다. 국민들은 기득권을 챙기려는 공무원들이 아무리 발버둥쳐도 경제체질을 강화하려는 여당에 표를 몰아줬다. 새민련이 정부와 여당의 경제활성화 정책에 발목을 잡으려는 것에 대해 표로 응징했다. 새누리당은 공무원노조의 협박에 굴복하지 말아야 한다. 정도를 걷는 여당에 대해선 국민들이 표로 신뢰감을 보내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개혁 합의안, 이대론 안된다. 정부와 여당은 다시금 공무원연금개혁안을 제대로 다듬어야 한다. 새민련과의 시늉만 낸 합의안을 발표하는 것은 안된다. 여당의 분발을 촉구했다. 재정절감분을 국민연금에 전용하겠다는 것도 거둬야 한다. [미디어펜=이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