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헤대통령 사면 제한시사, 글로벌 기업총수는 기회줬으면

성완종사건을 계기로 기업인 사면문제가 관심사로 부상했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노무현 정부시절 두 번이나 특별사면 혜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성 전회장은 건설업을 영위하면서 여야를 넘나들며 정치권 권력층과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안간힘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인이 지나치게 정치권과 유착한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성완종의 경우 부패 기업인의 오명을 벗어날 길이 없다. 그는 시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기업을 키우지 않았다. 인맥과 돈맥, 연줄을 최대한 이용해 관급공사를 수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경남기업이 자금난으로 워크아웃에 들어간 후에도 경영권 유지와 금융권 자금지원을 위해 필사적인 로비를 벌였다.

그는 국회의원으로 입성해 정무위에서 활동했다. 의원 시절 금감원 등 금융당국과 채권금융기관에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도 수사대상이다. 그는 주주와 채권금융기관에 엄청난 피해를 안겼다. 그는 자살메모를 통해 자신의 민원을 받아주지 않은 유력 여권인사들을 '저주'하고 떠났다. 그가 진정으로 메모에 남겼어야 하는 것은 주주와 채권금융기관에 대해 속죄하는 내용이어야 했다. 휴지조각이나 다름없는 경남기업 주식을 들고 한숨만 쉬고 있을 주주들에 미안한 마음이 없는지...엄청난 손실을 입은 채권금융기관에 최소한의 속죄하는 내용을 담아야 했다. 그가 결코 건전한 기업인이라고 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진정한 기업인, 사업가라면 시장에서 고객에게 죽도록 충성해야 한다. 고객의 신뢰를 얻어야 공사를 수주하고, 매출과 영업이익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재무구조가 건설해야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채권과 주식발행도 투자자의 신뢰를 얻지못하면 불가능한다.

성완종 전회장은 재계에 큰 흠집을 남겼다. 로비기업인, 부패기업인으로 낙인찍히면서 재계에 큰 부담을 줬기 때문이다. 아직도 구태의연한 로비와 정경유착으로 경영하는 기업인이 있다는 인식을 줬다.

요즘 재계, 삼성 현대차 LG SK 등 주요그룹들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입각해 투명한 경영을 한다. 더욱이 3~4년마다 한번씩 수사당국과 세무당국에 의해 ‘털리기’ 때문에 모든 것을 투명하고 적법하게 하려 노력한다. 기업내 내부제보자도 늘어나고 있다. 휘슬블로어가 늘어나면서 대기업들은 준법경영을 지키려 최대한 힘쓰고 있다.

   
▲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노무현 정부에서 두번이나 특별사면을 받은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성씨의 특혜로 인해 현재 수감중이거나 재판을 받는 기업인들의 사면, 가석방, 집행유예 가능성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기업인 사면문제는 글로벌 기업인여부, 범죄금액의 변제여부, 피해자 발생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옥석을 구분해서 해당기업인들이 경영을 재개해서 국가에 그 빚을 갚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방송화면 캡처

지금은 성전회장의 경우에서 보듯 중소 중견기업인들이 정치권에 기웃거리고 있다. 투명해진 대기업들과 달리 중소 중견기업인 가운데는 여전히 권력층과 연줄을 맺는 데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들이 재계의 물을 흐리는 셈이다.

성완종은 재계가 외환위기 이후 힘써온 투명경영, 정도경영노력에 큰 흠집을 남겼다. 중소중견기업 오너는 모든 게 시장에 노출돼 있는 대기업 총수와는 격이 근본적으로 다르긴 하다. 경영마인드나 도덕의식, 글로벌 경쟁력에서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대그룹 총수들은 글로벌 골리앗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갖고 살아간다. 순간 방심하면 도태되는 엄혹한 경쟁에서 살아남기위해 최고의 제품을 만드는 데 전력투구한다. 항상 글로벌 트렌드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앞서가려 노력한다. 전략적 제휴와 인수합병등에서 최적의 타이밍을 찾는데 부심한다.
 

성완종은 기업인의 사면문제를 정치권이슈로 만들었다. 그가 노무현정부에서 어떻게 두 번이나 특사를 받았는지는 의혹덩어리로 남아있다. 박근혜대통령은 성완종특사 문제에 대해 무겁게 발언했다. 박대통령은 지난달 말 대국민담화를 통해 특별사면은 엄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대통령은 “경제인 특별사면은 납득할만한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박대통령은 참여정부에서 성씨가 두 번이가 사면을 받은 것이 지금과 같은 성완종게이트를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맞는 말이다. 미꾸라지가 다시금 살아남아 정치권, 금융기관, 재계에 큰 부담만 안겼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이같은 입장은 기업인 특별사면이 엄격해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박대통령은 대선공약에서도 대기업 지배주주 경영자의 중대 범죄에 대해서는 사면권을 제한하겠다고 선언했다. 과거 대통령의 임기말에 이뤄진 특사관행의 고리는 이제 끊어야 한다고도 했다. 신뢰를 중시하는 박대통령의 철학에도 부합한다.

박대통령의 엄격한 기업인 사면론에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수가 연관된 그룹들은 긴장하며 향후 사태 전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SK CJ 태광산업 동양 LIG 등 해당그룹들은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언론에 노출되지 않으려 가급적 조심하고 있다. 지금은 '로키'가 최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기업인 사면문제에 대해 엄격한 스탠스를 갖는 것은 필요하다. 부도덕한 기업인들이 로비를 통해 특사를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인 사면문제는 옥석을 구분했으면 한다. 무엇보다 피해자가 있는 사건인가? 피해자가 없는 사건인가를 고려해야 한다. 문제가 된 사건으로 피해보상을 완전하게 했는지, 벌금과 횡령 탈세 금액등을 변제했는지도 감안해야 한다.

단순히 내수기업인가, 미국 유럽 중국 동남아 등 글로벌시장에서 분투하는 기업인가도 살펴야 한다.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안에는 드는 글로벌 경영자라면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한류를 주도하는 사업체를 가진 기업인도 마찬가지다.

기업인 사면, 집행유예 가석방은 이들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감안해서 처리돼야 한다. 모든 기업인의 사면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은 재고돼야 한다. 옥석(玉石)을 구분해서 국민적 동의가 가능한 경우에는 경영을 재개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기업현장으로 돌아와서 투자확대와 일자리창출 확대, 납세 보국 등으로 그 빚을 갚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면이 아니라도 형기를 충분히 마친 기업인에 대해선 집행유예, 가석방으로 국가경제에 기여할 기회를 주는 게 효율적이다. 엄혹한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다. 이들 글로벌 기업인들은 성완종처럼 정치권에 기웃거려 사업을 하지는 않는다.

총수가 부재중인 그룹들은 신규 전략사업과 인수합병 등에서 투자결정을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들은 한국 대기업과의 협력시 해당그룹 총수의 의사 결정을 중시한다. 총수가 만나는 글로벌 기업인들과 전문경영인들이 접촉하는 기업인은 격이 다르다. 주요그룹들의 투자지연은 한국경제 성장을 정체시키는 악재가 된다.
 

한국 경제는 위기를 맞고 있다. 주력제조업은 글로벌 시장 침체와 엔저 공습으로 경쟁력이 위협받고 있다. 수출은 벌써 4개월째 감소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SK이노베이션 등 글로벌기업들은 영업이익 감소 등 수익악화로 위기를 맞고 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기업인들의 왕성한 투자의욕이 절실하다. 무에서 유를 창출한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 이병철 삼성창업주 같은 기업인들이 거친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마음껏 다닐 수 있게 해야 한다. 박근혜대통령은 경제활성화에 전력투구중이다. 규제완화를 통해 투자확대를 꾀하고 있다. 청년실업해소를 위해 노동개혁등에 승부를 걸고 있다.

최근 사정정국은 재계를 잔뜩 움츠러들게 하고 있다. 환부만 신속하게 도려내는 기업수사가 절실하다. 기획사정, 전정권 손보기차원의 기업인 수사가 이뤄진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 것은 부작용이 크다.

지금은 정부와 재계가 합심해서 투자의 불씨를 되살려야 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도 집권 후 비리기업인을 모두 처벌하지 않았다. 중요산업을 경영하던 기업인들에게 기회를 줬다. 사업보국으로 산업화에 기여하도록 했다. 박정희 대통령의 실사구시적 기업인 처리는 기업인들로 하여금 산업화에 앞장서도록 했다. 한강의 기적을 일구는 주역이 됐다.

전경련 상의 등 재계도 투명경영에 더욱 힘써야 한다. 국민과 함께 하는 경영에 앞장서고, 존경받는 기업인상 정립에 나서야 한다. 투자와 청년 일자리 확대에 솔선수범해서 기업친화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중소기업과의 협력 상생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이 시대 진정한 영웅들은 기업인들이라는 인식이 퍼지게 해야 한다. 박병원 경총회장은 종업원에게 월급주고 세금을 내는 기업인들야말로 무조건 존경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인천하대본’이 널리 퍼지도록 해야 한다. [미디어펜=문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