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파업이 예고대로 이뤄지면 업무 전면 중단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소비자가 원하는 건 '메타버스'니 '플랫폼 전환'이니 그런 대단한 게 아니다. 영업시간 단축 등 소비자가 피부로 느끼는 불편을 해소해 줘야 하는데, 이는 안중에도 없고 '편의향상'이니 '이익증대'니 애먼 고객을 앞세워 그럴싸한 명분만 쌓으니 '돈만 뜯어내면 그만이다'는 식으로밖에 안 비춰지는 것이다."

"정작 중요한 은행 업무는 대면으로 이뤄져 직장인이 은행일 한번 보려면 점심도 거른 채 달려가도 대기 순번에 밀린다. 결국엔 날 잡아 연차를 내야 제대로 된 일을 볼 수 있다. 영업시간 단축으로 고객들도 불편을 감수하고 있는데 영업시간 외에 6시까지 일하는 게 그렇게 억울한 일인가. 고객 돈 굴려 고연봉을 받으며 일하는 자리라면 쉽게 일할 생각 말고 소비자 입장을 제대로 생각해라."

   
▲ 시중은행 노조들이 속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내달 16일 총파업을 예고하자 관련 기사 댓글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처럼 금융노조 파업에 대한 싸늘한 성토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시중은행 노조들이 속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내달 16일 총파업을 예고하자 관련 기사 댓글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이처럼 금융노조 파업에 대한 싸늘한 성토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금융노조는 이번 총파업의 명분으로 '임금 6.1% 인상'을 비롯해 '주 36시간 근무 도입' '영업점 폐쇄 금지'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이번 총파업이 예고대로 이뤄지면 2016년 9월 이후 약 6년 만의 총파업이다.

이를 접한 고객들사이에선 최근 물가급등 등으로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제 밥그릇 채우기'에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영업시간 정상화가 우선돼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여론이 들끓고 있다.

무엇보다 팬데믹 당시와 거리두기가 해제된 현재 상황이 다른데 영업시간을 단축해 운영하는 것은 '귀족노조의 집단 이기주의'로 밖에 비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서 시중은행은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지난해 7월부터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였던 영업시간을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로 1시간 단축했다. 은행 영업시간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 넉 달가량 지난 현재까지도 1시간 단축된 그대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팬데믹 기간 임의로 단축됐던 영업시간을 금융노조가 지난해 10월 임금·단체협상 합의서에 '노사 합의로 영업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는 조항을 추가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서는 영업시간을 코로나 이전으로 돌릴 수 없다는 얘기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디지털 전환이니, 고객편의니 말은 쉽게 하지만 정작 소비자를 위한 금융서비스 질은 도태하고 있다" "일은 쉽게 하고 싶으면서 연봉을 더 요구하는 건 양심도 없다. 차라리 AI 은행원으로 다 대체해라" 등의 비판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금융노조는 지난 19일에 쟁의행위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93.4%의 찬성률로 가결돼 합법적인 쟁의권을 획득했다. 찬성 6만7207표, 반대 4526표, 무효표 226표로 집계됐다. 총 재적인원 9만0777명 가운데 투표인원 7만1959명으로 투표율은 79.27%였다.

금융노조는 다음 달 16일 총파업에 앞서 오는 23일 서울(광화문 세종대로사거리)과 25일 대구(한국부동산원 앞), 다음 달 1일 부산(국제금융센터 광장)에서 총파업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금융노조의 총파업이 예고대로 이뤄지면 업무를 전면 중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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