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정부의 ‘민간 주도 공급 활성화’ 의지를 담은 정책 중 하나인 민간도심복합사업의 성패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기존 조합 방식이 가진 구조적 단점을 보완하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민간 주도 방식에 대해 이해도가 떨어지는 사업주를 설득시킬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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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지난 8·16 대책에서 '민간도심복합사업' 도입을 발표한 가운데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서울 시내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3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2·4 대책에서 도입됐던 공공도심복합사업과 유사한 방식인 민간도심복합사업이 도입되면서 기존 공공복합사업과 합쳐 총 20만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민간도심복합사업은 신탁사와 리츠 등 민간 전문기관이 토지주와 협력해 도심, 부도심, 노후역세권 등에서 복합개발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토지등소유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할 경우 추진 가능하며 리츠 방식과 신탁형 방식 등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지난해 도입된 공공복합사업의 경우 공공이 주도적으로 시행하는 것에 대해 주민들의 반발이 컸다. 공공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또한 사업구역당 담당 인력이 평균 0.7명에 불과하는 등 제한된 역량으로 인해 사업 시행에 한계가 있었다.
민간도심복합사업의 강점은 민간 사업자가 주도함에도 불구하고 공공복합사업 수준의 용적률과 세제 혜택, 공원 및 녹지 기준 완화 등 인센티브가 적용된다는 점이다. 다만 개발 이익의 적정 수준 관리를 위해 공급 주택 일부는 공공임대 또는 공공분양으로 의무 기부채납하도록 하고 필요 시 이익상한제 도입도 검토할 예정이다.
업계는 민간도심복합사업이 현 정비사업이 갖고 있는 구조적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기존 조합 방식의 재개발사업이 전문성과 사업비, 의사결정 과정 등에서 한계가 있는 데 반해 리츠 방식의 민간도심복합사업은 디벨로퍼와 금융기관 등 전문기관이 참여하기 때문에 이러한 단점을 해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공공복합사업 수준의 인센티브가 제공되고 필요 시 입지규제최소구역에 상응하는 혜택도 제공될 예정이어서 민간 사업시행자에게는 매력적인 조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예를 들어 현재 서울시 정비사업은 3종일반주거지역 기준 기본 용적률 210%에서 친환경 건축 등 시책에 부합하는 조성 방식을 비롯해 토지·공공시설·임대주택 등을 공공에 기부채납 또는 저렴한 가격에 매각해야 용적률 300% 적용이 가능하지만 공공복합사업은 기본 300%에서 시작해 최대 500%까지 용적률을 상향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태희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디벨로퍼, 금융기관이 자본을 출자하고 이사회 멤버로 참여할 뿐 아니라 사업시행 역량을 갖춘 전문기관(AMC)이 사업을 시행해나가기에 전문성과 사업비 관련 단점 보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공공기여 및 이익상한제 조건이 구체화돼야 판단이 가능하겠지만 서울시 기준으로 용적률 인센티브는 기존 정비사업에 비해 파격적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반인들에게는 리츠 등 구조화금융을 활용하는 방식이 낯선 만큼 토지주 동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라는 게 이 부연구위원의 지적이다.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공공기관의 역할도 일부 활용하면서 인센티브·개발이익 등 형평성과 관련한 문제도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토지주 설득에 활용할 수 있는 성공 사례가 없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신뢰도가 낮은 민간기관이 토지주에게 리츠 구조와 사업 방식 등에 대해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기까지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민간복합사업은 공공복합사업에 비해 공공기여 조건이 강화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토지주를 설득하는 과정이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따라서 민간도심복합사업이 초기에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토지주 동의를 끌어내고 권익을 보호하는 데 있어 공공 역할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 밖에도 인센티브 제공으로 인한 기존 정비사업과 형평성 문제, 개발이익 관련 사회적 논란, 소수지분 소유자 권익 보호 등과 관련해서도 추가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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