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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김태우 기자. |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그룹이 기술력으로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던 친환경차 분야에서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의해 발목이 잡힐 위기에 처해 있다. 이를 위해 뒤늦게 정부와 노동조합도 현대차그룹의 미래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그간 홀로 버텨온 현대차그룹의 노력에 차질이 생겼다는 점에서 뒤늦은 수습에 불과한 것 같다.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업계 최초로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를 상용화시키며 전기차 시장의 신흥강자로 급부상했다. 자동차 본토인 유럽을 시작으로 미국에서도 현대차그룹 산하의 전기차가 올해의 차로 꼽힐 만큼 높은 호평을 이어갔다.
현대차그룹은 기술력으로 최상의 포지션에 오르며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이브리드 분야에서도 세계 '최초로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라는 기술을 도입해 운전의 재미와 효율성을 다잡고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이런 현대차그룹은 2022년 상반기 기준 글로벌 판매 톱3에 이름을 올라갈 만큼 괄목할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이 같은 행보는 미국 정부의 IRA로 인해 멈춰설 것으로 우려된다. IRA가 시행되면서 현대차그룹 산하 브랜드의 친환경차들은 모두 보조금 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 미국에서 생산되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다.
현대차그룹의 차 가격이 글로벌 완성차들에 비해 저렴하게 출시되며 가성비를 자랑했지만, 보조금 혜택이 최대 7500달러로 한화로 약 1000만 원 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가격이 역전되는 경우도 발생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의 최대 약점이 된 미국현지생산 모델이 없다는 것은 노조와의 협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단체협약에는 해외공장으로 차종 이관하거나 국내생산 중인 동일 차종의 해외공장 생산계획과 같이 고용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대해서는 노사가 위원회를 통해 심의 의결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따라서 북미 공장서 신차를 생산하려면 노조와의 협의가 필요하다. 이에 현재 현대차그룹의 친환경차 모두 국내생산 뒤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이제는 노조도 해외생산에 대해 반대하지 않는 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국내 사업장의 '고용안정'이라는 조건이 붙어있어 큰 도움이 될 지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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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공장 생산라인. /사진=현대차 제공 |
회사의 위기를 노조에서 부축인 셈이다. 시장의 저변확대를 통한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고 기술력을 보편화해 시장의 점유율을 높이는 작업이 절실한 친환경차 시장이다. 하지만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전차종이 제외되며 최대 강점이자 핵심전략인 '가성비'가 사라졌다.
물론 IRA 후폭풍에는 정부의 미흡한 대응도 한 몫을 했다.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IRA가 공개된 지 약 3주 만에 발효돼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최선을 다해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이미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해외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왔다.
그럼에도 뒤늦은 대응을 보였던 정부 부처들은 해명자료를 배포하면 노력했다는 식의 공식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은 결과론적일 수밖에 없다. 과정이 어떻게 되던 결과에 따라 모든 것이 평가될 수밖에 없다. 이른 바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자기위안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한국의 친환경차는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전차종이 제외됐고, 중국의 지리차 산하브랜드는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IRA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시행됐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중국브랜드는 보조금을 받고 미국의 행보를 서포트하고 있는 한국은 소외됐다.
이제는 노력했다는 식의 변명보다 실질적인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만큼 최악을 피하기 위해 지금이라도 정부 부처와 노조까지 한마음 한뜻으로 역량을 총동원해 IRA에 대처방법을 마련해주길 바란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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