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액보험 수요 급감…신규판매 감소세 이어질듯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주식시장이 약세를 이어가면서 코로나19 이후 증시 활황으로 각광받던 변액보험의 인기가 시들해진 모습이다. 변액보험은 보험과 펀드를 결합한 형태로, 보험료의 일부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하고 운용실적에 따라 계약자에게 투자 성과를 나눠주는 상품이다.

   
▲ 증시 불황에 변액보험 판매가 급감했다. /사진=김상문 기자


증시 하락에 따라 보증준비금을 쌓기 위한 보험사들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사는 변액보험 판매 시점의 예정이율(보험료산출이율) 대비 투자수익률이 하락할 경우 그 차액만큼 보증준비금을 적립해야 한다. 보증준비금 규모가 커지게 되면 순익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30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 23곳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6602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2576억원) 대비 70.8% 급감했다. 초회보험료란 보험계약자들이 가입 이후 처음 납입하는 보험료다. 보험사의 신계약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특히 변액보험을 중점적으로 판매하는 미래에셋생명이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지난해 5월 1조3887억원에서 올해 5월 2117억원으로 1년 새 84.5%나 줄었다.

푸르덴셜생명 또한 지난해 5월 953억원에서 올해 5월 167억원으로 82.5% 급감했다. 흥국생명은 1083억원에서 458억원으로 57.7%, 메트라이프생명은 1988억원에서 861억원으로 56.7%, DGB생명은 1501억원에서 759억원으로 49.4% 줄었다.

2008년 1분기 1조128억원을 기록했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금융위기와 주가급락 등 시장 혼란을 겪으며 2014년 1분기부터 2000억원대로 급감하는 등 주식시장 등락의 영향이 그대로 반영됐다.

그동안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2016년 1조2815억원, 2017년 1조9563억원, 2018년 1조7860억원, 2019년 1조8163억원을 기록하며 2013년 이후 2조원을 넘지 못했다.

이후 2020년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변액보험의 수익률 상승 기대감이 커지자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2020년 3조1044억원을 기록, 처음으로 연간 3조원을 넘었으며 지난해에는 5조2488억원까지 확대됐다.

이처럼 변액보험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보험사들은 변액보험 판매를 확대해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 등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심해지면서 수익률 악화로 투자 매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연 2.5%로 결정했다. 이는 8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통위는 4월, 5월, 7월에 이어 이번까지 사상 처음으로 네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그럼에도 물가가 잡히지 않으면서 이같은 금리 인상 기조가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노후준비의 대안으로 변액보험을 찾는 고객이 많아졌으나 올해 증시 부진으로 수요가 줄었다”며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신규 판매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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