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가계빚 사상 최대…1년새 59조 증가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되는 가계부채가 1870조원에 달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준금리가 최근 네 차례 연속 인상된 가운데 내년 초까지 인상이 예고돼 있어 취약차주의 이자 상환 부담과 부채 부실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되는 가계부채가 1870조원에 달하며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기준금리가 최근 네 차례 연속 인상된 가운데 내년 초까지 인상이 예고돼 있어 가계부채 이자 상환 부담과 취약차주의 부채 부실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잠정치)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가계신용은 1869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810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1년 사이 58조8000억원이 증가한 셈이다. 가계신용은 대표적인 가계부채 지표로 가계가 은행‧보험사 등 금융회사에서 받은 대출에 신용카드 할부액 등 판매신용을 더한 가계부채의 총량을 뜻한다.

금리인상 영향을 그대로 받는 변동금리대출 비중은 7월 현재 잔액기준 78.4%에 달한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금리가 빠르게 인상되면서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물가 안정을 위해 당분간 고강도의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을 시사하면서 한은도 내년 초까지 금리 인상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지난해 8월 이후 약 1년 동안 기준금리는 연 0.50%에서 2.50%로 2.00%포인트 늘었다. 한은이 올해 3월 말 가계대출 규모를 기준으로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의 이자 부담 증가 규모를 시산할 결과 기준금리가 2.0%포인트 인상되면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 규모는 연간 128만8000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특히 우선적으로 취약계층의 부실화에 대비한 포괄적이고 강력한 정책대응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저소득·저신용자를 중심으로 한 취약계층의 안전판이 시급한 이유는 상대적으로 다른 계층에 비해 대출부실에 빠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취약계층은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대출을 받는 사례가 많은데 담보물이 없고 소득이 낮아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 여러 곳에서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번 2분기 가계부채가 늘어난 배경에도 제2금융권의 부채 증가가 자리한다. 실제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의 비중은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 힘 의원이 한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1분기 말 전체 대출자 가운데 금융사 3곳 이상에서 빌린 다중채무자는 22.4%로 집계됐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인상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내외 여건까지 악화할 경우 취약차주의 이자 상환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며 "그동안 대출을 크게 늘린 자영업자와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한 신용 위험이 커질 수 있는 점을 고려해 이들에 대한 정책적 대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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