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아파트 평면 설계의 진화가 '베이(Bay)' 경쟁에서 테라스 경쟁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건설사들은 채광 효과를 높이면서 침실 개수를 늘릴 수 있는 효과 때문에 베이를 늘리는 쪽으로 평면 진화를 주도해왔다.

▲ 평창 올림피안힐스 84GT 평면

그러나 베이 수를 늘리는 평면 특화로는 차별화에 한계가 이르면서 서비스 공간이 테라스 제공으로 설계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올 봄 분양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키워드는 '테라스'다. 약 2년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선보이기 시작한 테라스 하우스는 청약 때마다 높은 경쟁률로 마감하며 높은 프리미엄을 기록, 소비자들 사이에서 '청약 불패'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됐다.

한 때 평면 특화의 단골 메뉴였던 '베이 늘리기'는 전용 면적 한도 내에서 실내 공간에 변화를 주는 방식이라 차별화에 한계가 있었다면 테라스 설계는 서비스 면적으로 주어지는 공간인 만큼 단지마다 설계 변화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열기에 힘입어 최근 분양시장에서도 테라스 서비스 면적을 강조한 상품들이 대거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강원도 평창에서 지난달 9일 분양한 '평창 올림피안힐즈'는 사업기획 초기 단계부터 광폭 테라스를 핵심 콘셉트로 설정해 개발이 진행된 단지다.

평창 올림피안힐즈는 강원도 최초로 테라스를 갖춘 공동주택이다. 보통 2m 정도인 일반 광폭 테라스를 훌쩍 넘는 3~9m 규모의 초광폭 테라스로 설계되는 특징이 있다.

GS건설이 최근 분양에 나선 인천 청라지구 '청라파크자이 더테라스'도 복층 다락방 설계와 함께 청라지구 최초로 테라스 평면을 도입해 청약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경기도 김포시 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 3차는 1·2층 가구에 테라스 평면을 도입하면서 서비스 면적이 50㎡ 정도 늘어났다.

경남 창원에서도 전 가구 테라스가 있는 복층 구조의 테라스 하우스 '상남 큐비 메종 드 테라스'가 공급된다.

테라스는 아니지만 GS건설이 김포 한강신도시에서 분양중인 '한강센트럴자이2차'와 하남시 '미사강변센트럴자이 2차'도 3면 발코니 설계로 넉넉한 서비스 면적을 제공한다. 최근 청약 광풍이 불었던 '광교 힐스테이트' 77㎡도 오피스텔로는 드물게 3변 발코니 설계가 적용됐다.

서비스 면적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덤으로 주는 실내 면적도 파격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일부 단지의 테라스는 전용면적보다 더 많은 서비스 면적이 덤으로 제공된다. 이만하면 배보다 배꼽이 큰 면적 서비스인 셈이다.

'평창 올림피안힐즈'의 경우 전용 84㎡ GT타입은 103.17㎡의 테라스 공간이 서비스로 들어간다. 전용 31㎡ GT타입에도 전용면적에 육박하는 37.87㎡의 테라스가 제공된다.

'청라파크자이 더테라스' 일부 세대도 서비스 면적을 합하면 전용 면적을 넘어선다. 전용 84㎡ 짜리 4층 세대의 경우 70㎡에 달하는 테라스에 서비스 면적인 40㎡ 짜리 다락방 공간까지 주어진다. 110㎡의 실내 공간이 덤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저층 연립형 공동주택 분양은 테라스 설계가 보편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실질적인 분양가 경쟁력을 따져보기 위해서는 서비스 면적이 어느 정도 제공되는지도 함께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