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8월 여신잔액 43조 돌파…수신잔액 73조 돌파 눈앞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리 상승으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한 풀 꺾인 가운데, 인터넷은행 3사의 여신잔액은 8개월 연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현재 카카오뱅크(카뱅)·케이뱅크(케뱅)·토스뱅크(토뱅)의 여신 잔액은 총 43조991억원으로, 상반기 39조 7463억원 대비 약 3조 3528억원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카뱅이 27조 1991억원으로 전달보다 2487억원 늘었고, 케뱅은 3400억원 증가한 9조 5000억원을 기록했다. 토뱅의 8월 말 여신잔액은 6조 4000억원으로 상반기 대비 2조 2000억원 급증했다. 

   
▲ 금리 상승으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인터넷은행 3사의 여신잔액은 8개월 연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사진=각사 제공


이를 두고 카뱅 관계자는 "전월세, 주택담보대출 등 담보부대출이 증가하면서 총 여신잔액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주담대 누적 약정액은 8월 말 기준 5500억원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카뱅은 전월세대출을 시작으로 올해 2월 첫 주담대 상품을 내놨다. 출시 초기에는 안정적인 대출 운영을 위해 9억원 미만 수도권 소재 아파트만 취급했지만 4월부터 가격제한을 해제했다. 지난달에는 주담대 혼합·변동금리 상품의 최장 만기를 45년으로 늘리는 한편, 취급지역도 전국 5대 광역시에서 전국구로 확대했다.  

케뱅은 낮은 금리에 힘입어 대출잔액이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연합회의 7월 일반신용대출의 신용점수별 금리를 살펴보면, 케뱅이 전 구간에서 3사 중 가장 낮았다. 평균금리는 케뱅 연 5.20%, 카뱅 연 6.34%, 토뱅 연 6.57%로 나타났고, 신용점수 951~1000점 구간의 고신용자를 놓고 봐도 케뱅 연 4.41%, 카뱅 연 4.65%, 토뱅 연 4.89%로 케뱅이 가장 낮은 금리를 자랑했다. 

케뱅 관계자는 "(자체) 금리인하 조치로 경쟁력을 갖춘 게 (여신잔액 증가에) 큰 영향을 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후발 주자인 토뱅은 담보대출 상품의 부재로 여신잔액이 경쟁사보다 크게 뒤처지는 상황이다. 다만 출범시기가 1년도 채 되지 않았고, 대출규제로 올해 1월부터 영업을 재개한 점, 단순 신용대출만 제공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여신잔액 6조원 돌파는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토뱅은 금융이력이 부족한 '신파일러'를 타깃으로 중저신용 대출을 늘리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이 8개월째 감소하는 가운데, 인터넷은행의 꾸준한 성장세는 눈길을 끈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96조 4509억원으로 전달보다 9858억원 줄어들었다. 

이를 두고 평가하는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에 대한 국민적인 신뢰나 인지도가 많이 올라온 가운데, 대출이 필요한 수요자를 중심으로 (대출비용이) 싸고 간편하게 대출하려는 영향이 큰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인터넷은행의 대출 성장세를 시중은행과 단순 비교해선 안 된다는 의견도 포착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작년에 시중은행 대출이 너무 많이 늘어났고 (최근 금리인상 여파로) 급감한 영향으로 보인다"며 "인터넷은행은 (상대적으로) 성장하는 회사인데 여신잔액이 늘어나지 않으면 안 된다. (여신) 규모로는 비교가 안 되는 만큼, 단순 잔액 비교를 해선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3사는 금리인상에 힘입어 수신잔액도 증가하고 있다. 3사의 8월 말 수신잔액은 약 72조 9254억원을 기록했다. 은행별로 카뱅이 한 달 전보다 5220억원 급증한 33조 1754억원, 케뱅이 200억원 증가한 13조 3500억원을 기록했다. 토뱅은 26조 4000억원을 기록해 지난 1분기 말 21조원에 견주면 약 5조 4000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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