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일자리 축소 재앙이 나타나고 있다. 강성노조가 일자리를 걷어차는 최악의 현실이 가시화하고 있다.
일자리 빼앗는 노조가 한국경제에 얼마나 심각한 장애물이 되고 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악재가 터졌다.
GM본사가 한국GM의 생산물량을 대폭 축소하고 인도로 거점을 옮길 것이라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주된 이유는 한국GM근로자의 인건비가 지난 5년간 50%나 급등했다는 점이다. 전세계 100개가 넘는 GM공장에서 한국근로자들의 인건비가 가장 많이 올랐다는 것이다. 인도 근로자 임금은 한국의 10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미국 자동차 본고장 디트로이트가 한때 유령도시로 전락했듯이 한국GM공장들도 이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GM이 강성노조가 득시글거리는 한국GM을 포기하려는 듯한 뉴스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GM측은 철수설을 일단 부인하고 있다. 연구개발 기능은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국에서의 물량 축소는 대세가 되고 있다.
한국GM노조는 강성으로 악명이 높다. 툭하면 복리후생과 관계없는 정치투쟁으로 회사측을 괴롭혔다. 통상임금도 최대 악재로 꼽혔다. 노조는 수년전부터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달라고 사측을 압박했다. 노조는 파업을 무기로 삼았다. GM은 노조의 요구를 수용했다. 노조는 한술 더 떠 과거 미지급 임금까지 지급하라며 소송을 벌이고 있다. GM측이 절래 절래 고개를 흔들만하다. 노조원들은 자신들의 일자리가 천년만년 유지될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
노조의 강성투쟁은 효과를 보았는가? 제발등에 도끼를 찍었다. 단기적 이익에 급급하다 결국 더 큰 것을 잃었다. 소탐대실(小貪大失)이다. 한국GM 세르지오 호샤 대표는 “그들은 오늘 얻을지는 모르지만, 이것이 내일을 잃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GM은 한국노조의 압박에 생산물량 조절이란 카드로 맞섰다. 인건비 비싸고, 강성노조가 회사를 괴롭히는 한국에서 생산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회사측은 생산물량을 대폭 줄이는 것으로 노조를 복수하고 있다. GM은 아시아생산거점을 한국에서 인도로 이전하는 것을 추진중이라고 한다. 인도는 인건비가 워낙 싸고, 경제성장으로 자동차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신흥 유망시장이다. 인도의 저임노동력을 활용해서 아시아국가들에 판매할 차량을 판매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GM의 생산물량은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생산량은 63만대로 급감했다. 2007년 96만대까지 생산했던 것에 비하면 30만대 이상 줄어든 수치다. 한국GM은 전세계 GM생산량의 20%까지 담당했던 적도 있다. 소형차부문에선 한국GM이 글로벌GM의 가장 중요한 생산기지역할을 했었다. 지금은 아니다. 과도한 인건비 상승에 GM본사가 지쳐버렸다.
GM본사 자코비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최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GM이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해야 한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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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M본사가 한국GM공장의 생산물량을 대폭 축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대신 생산비가 싼 인도로 아시아 생산거점을 이전할 것이라고 한다. 강성노조의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가 결국 일자리마저 걷어차는 부메랑이 되고 있다. 생산물량이 줄어들면서 비정규직 일자리마저 감소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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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기업들은 대상들이다. 인건비가 싸고, 각종 규제가 없는 지역을 찾아다니며 생산활동을 벌인다. 한국GM은 이제 그런 매력적인 생산기지에서 벗어났다. 툭하면 투쟁하고, 생산성을 넘어서는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노조에 GM은 마음이 떠난 것이다.
이는 비단 한국GM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대차 기아차도 마찬가지다. 현대차 노조원들의 평균임금은 1억원대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임금을 받는 귀족노조다. 매년 과도한 임금인상을 요구한다. 툭하면 민노총과 연계해 파업을 벌인다. 회사측은 생산라인이 멈출 경우 울며 겨자먹기로 노조의 요구를 수용해왔다. 고용관련 규제도 세계 최강이다. 사내하청과 파견직 근로자제도를 운용하는 데 제약이 너무 많다. 독일과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사내하도급등에서 폭넓은 자율권을 행사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업체만 과도한 규제로 라인배치와 사내하청등에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쌍용차노조가 극심한 투쟁을 벌이다가 최근 협력적 노사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노조는 수년전 정리해고에 반발해 평택공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그들은 이제 일자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하고, 조업을 늘리는 데 합심하고 있다. 정치투쟁만 일삼는 과격꾼들을 몰아내고 새로운 노조를 만들어 사측과 공조하고 있다. 회사가 살아야 일자리도 보장된다는 것을 근로자들이 뒤늦게 인식한 것. 최근 신형 티볼리의 생산확대와 판매호조는 노사에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일감이 늘어나야 회사를 나간 직원들을 다시 불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GM노조는 더 이상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회사측과 머리를 맞대고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강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인도로 가려는 생산물량을 다시금 한국으로 돌리기위한 절박한 자구노력을 벌여야 한다. 기득권도 내려놓아야 한다.
한국GM 근로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다. 임금을 더 받겠다는 욕심에 일자리를 걷어차는 짓은 지양해야 한다. 한국GM은 가동률이 70%대로 뚝 떨어졌다. 잔업과 특근도 없어졌다. 통상임금 소송으로 단기적인 이익은 얻었지만, 임금은 오히려 감소했다.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가 임금감소와 일자리 축소라는 부메랑을 가져왔다.
자동차산업은 한국제조업을 이끌어가는 핵심이다. 전후방연관산업 효과도 가장 크다. 이대로 가면 양질의 일자리는 점점 사라질 것이다. 외국기업도 탈출하지만, 국내 제조업체들도 해외로 나갈 것이다. GM의 한국철수설은 이를 다시금 확인하는 우울한 소식이다.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위한 노사정 대타협은 실패했다. 한국노총으로 대변되는 기득권노조는 전혀 협상할 의지가 없었다. 임금피크제와 해고요건 완화 등에서 기득권을 양보하지 않았다. 통상임금확대와 정년연장 등 중요한 열매는 친절한 정치인들의 도움으로 따먹었다.
정부는 GM의 아시아생산거점 이전 논란을 계기로 노동관련 규제를 하루속히 개혁해야 한다. 글로벌 대상들이 한국을 떠나지 않도록 노동시장 유연성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 정치권은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받아들여 노동개혁에 적극 나서야 한다. 노조는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 일자리를 지키기위한 개혁에 동참해야 한다. 이대로 가면 자신들의 일자리도 없어질 것이다. 자식들의 일자리마저 걷어차게 될 것이다. [미디어펜=이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