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 기여해야 하고, 기존 재단 활용 방안 바람직” 중론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일제강점기 강제징용 배상판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교부가 구성한 민관협의회가 5일 4차 회의를 마지막으로 종료된다. 다만 외교부는 피해자와 소송대리인 지원단체와 계속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날 민관협의회가 끝난 직후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민관협의회의 중론은 “정부예산으로 대위변제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면서 “일본 (전범)기업이 기여하는 재단을 활용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민관협의회 회의에서는 ▲피해자 측 입장 ▲대법원 확정판결 이행 ▲이행 주체 및 재원 ▲정부안을 적용받을 대상자 범주 ▲일본측 사과 문제 ▲추가 조치가 논의됐다.

특히 대위변제와 관련해 참석자들은 정부예산 활용은 안 되고, 판결을 이행할 새로운 기금 또는 조직을 신설하거나 ‘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처럼 기존에 마련된 조직을 활용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아울러 일본 전범기업이 기여해야 한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

   
▲ 박진 외교부 장관이 2일 오후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이춘식 할아버지의 광주 광산구 우산동 자택을 방문해 인사하고 있다. 박 장관은 이날 광주를 찾아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와 만나 외교적 해법 마련을 약속했다. 2022.9.2./사진=연합뉴스

다만 참석자들은 일본 기업의 기여나 일본측의 사과와 관련해 ‘일본이 호응해야 할 문제’로 판단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이 어느 정도로, 또 누가 사과할 지에 등에 대해 민관협에서 ‘어느 수준이 바람직하다’고 얘기하는 것은 생산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취지의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하고, “정부가 잘 협의해서 이끌어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제징용 배상 정부안’이 도출될 시점은 아직까지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피해자 분들께서 노령화하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는 점에서 방치할 수 없는 문제이다. 좀 더 긴장감을 갖고 노력해나갈 것”이라고만 답했다. 

한편, 박진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정부가 그동안 일본정부를 향해 강조해온 성의있는 조치와 관련한 일본측의 반응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관련 질문에 “(일본측이) 이 사안에 대해 굉장히 진지하게 얘기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일본측은 과거 한국정부와 교섭 과정에서 현금화를 회피할 방법에 많은 관심을 드러냈지만, 최근에는 징용 문제 자체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향후 피해자 측 의견 수렴과 대일교섭을 계속해 병행하며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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