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지난달 집중호우 피해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태풍 힌남노까지 상륙하면서 손해보험사들의 손해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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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렸고,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사진=김상문 기자 |
6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는 새벽 4시50분께 경남 거제 부근에 상륙해 시간당 50㎞의 빠른 속도로 북동쪽으로 움직여 부산을 지나 7시10분께 울산 앞바다로 진출했다. 이날 오전 동해상에서 계속 북상해 낮 12시쯤에는 울릉도 북동쪽 약 100㎞ 떨어진 해상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힌남노가 부산에 도착했을 때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각각 955hPa(헥토파스칼), 초속 40m로 강도는 ‘강’이었다. 이처럼 태풍이 중위도까지 올라와 상륙한 이후에도 이 정도 큰 세력을 유지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힌남노 중심기압은 1959년 ‘사라’, 2003년 ‘매미’ 때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중호우에 이어 태풍 힌남노까지 북상하자 손보사들은 손해율이 급등할까 긴장을 놓지 못하고 있다.
과거 태풍 피해를 살펴보면 2003년 9월에 발생한 태풍 매미가 인명·재산피해를 가장 많이 입혔다. 당시 매미로 침수된 차량만 4만1042대였으며 추정손해액은 911억원에 달했다.
2019년 ‘링링’에 따른 차량 침수·파손 피해는 4070건으로 집계됐으며 이에 따른 손해액도 70억원에 달했다. 2002년 태풍 ‘루사’는 117억원, 2016년 태풍 ‘차바’는 455억원의 추정손해액을 기록했다.
지난달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차 피해건수는 1만1685건이며 추정손해액만 1637억원으로 파악됐다.
올해 상반기까지 개선세를 보이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달 집중호우와 태풍 힌남노까지 겹치며 악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상반기 사고가 줄어들고 가입대수는 증가하면서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7.1%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79.4%)보다 2.3%포인트 하락한 수치이며 2017년(77.8%) 이후 최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자동차보험 영업손익은 6264억원 흑자로 전년 동기(4137억원) 대비 큰 폭(51.4%, 2127억원) 증가했다. 전년에 이어 흑자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규모면에서 상반기 기준 최고 실적을 시현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보험회사가 보험계약자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교통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손해율이 80%라는 것은 고객으로부터 보험료로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80원을 지급한 것을 의미한다. 통상 손보업계는 77~80%를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에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료 인하 압박을 받고 있다. 그러나 손보사들은 2018~2020년 3년간 누적 적자 규모가 2조7481억원에 달한다며 올해 흑자를 냈다고 해서 바로 보험료를 인하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손보사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사고율이 낮아지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하락했으나 집중호우에 이어 태풍까지 북상한데다 올 추석은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처음 맞는 명절로 통행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반기에는 손해율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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