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미국 달러화의 초강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지난 5일 원달러 환율이 13년만에 1370원을 돌파한 가운데, 금융당국이 은행권과 긴급 외화유동성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당국과 은행권은 과거 위기와 달리 국내 외화유동성 및 스와프시장 상황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달러화 장기화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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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달러화의 강세로 지난 5일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8.80원 오른 1371.4원을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 5일 15시 30분(장마감 직후) KB국민은행 딜링룸 모습./사진=KB국민은행 제공 |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오전 10시 김영주 금감원 은행담당 부원장보 주재로 국내 은행 및 외국계은행의 한국지점과 외화유동성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전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의 후속조치로 마련된 회의에는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과 특수은행(산업·기업·수출입)의 자금담당 부행장들이 참석했다. 외국계에서는 JP모간, 도이치, BNP파리바의 서울지점 대표가 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국내 외환시장에 대해 "최근의 원화가치 하락은 유로화·엔화 등 주요 선진국 통화가치 하락과 같이 달러화 강세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단기적으로 보면 수급요인과 심리적 요인에 의한 원화 약세라는 분석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일방적인 위험회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 참석자들은 환율이 수출중심 국가에 불리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어, 달러화 강세가 장기화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스와프시장은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외국계은행은 "최근 환율상승에도 불구하고 국내 스와프시장에서의 달러 유동성은 양호해 과거 위기시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3개월물 기준 FX스와프시장의 차익거래유인은 0.22%로, 지난 3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당시 1.19%에 견줘 크게 하락했다. 통화스와프(CRS) 금리에서 금리스와프(IRS) 금리를 뺀 값인 스와프 베이시스도 지난 2일 -64.5bp로, 3월2일 러-우 사태 -96.75bp, 4월 28일(미국 빅스텝 가시화) -100.25bp 대비 안정적이다.
참석자들은 최근 금감원이 내놓은 보험사의 외화채권을 활용한 외화유동성 공급방안도 시장 유동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은행권의 외화유동성도 현재로선 양호한 상황이다. 은행권은 자체점검 결과 유동성 상황이 양호하고 유사시를 대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연초부터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을 대비해 중장기 외화자금 조달을 선제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무역금융‧외화대출 증가 등 실물부문의 외화수요에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자체 대책반 등을 구성해 외환시장 및 외화자금시장을 모니터링해 유사시 대응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보험사와의 외화채권 대차거래도 조속히 추진하는 등 외화조달창구 다양화에 힘쓰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김 부원장보는 "환율상승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은행의 외화유동성 상황은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더욱 보수적으로 외화유동성을 관리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우선 장기적 관점에서 외화유동성 대응이 가능하도록 외화조달‧운용구조를 안정적으로 구축‧관리해줄 것을 주문했다.
또 일부 은행이 추진 중인 보험사와의 외화증권 대차거래처럼 유사시 외화유동성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을 적극 발굴해줄 것을 강조했다. 이 외에도 '커미티드라인(Committed line)' 등 위기시 신속하게 외화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를 은행들이 사정에 맞게 선제 확보해달라고 주문했다.
금감원 측 관계자는 "국내은행이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수출입기업 지원을 위해 충분한 외화자금 확보를 지도하는 등 외화유동성 관리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며 "국내은행·외은지점과의 핫라인(hot-line)을 통해 현장정보를 적시에 파악해 금융시장 상황에 적극 대응하고, 금융시장에 필요한 지원을 위해 관계기관 공조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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